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부인 소피 그레고어 여사와 캐나다 국립미술관을 방문하고 6·25 전쟁 참전 용사를 만나는 등 별도 일정을 가졌다.
대통령실은 24일 김 여사의 개별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김 여사는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후 그레고어 여사의 초청을 받아 캐나다 국립미술관을 함께 관람했다.
김 여사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풍경화가 그룹의 작품을 보면서 “캐나다는 넓은 영토만큼 그림에 등장하는 풍경도 각양각색”이라며 “여기에 우리나라 산세를 담백하게 담은 수묵 산수화를 전시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미술관 관계자는 “마침 내년이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인 만큼 이를 계기로 한국과의 전시 협력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원주민 작품 전시관에서 한 관계자가 “비원주민 작품과 원주민 작품을 나란히 전시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김 여사는 “다양한 문화를 애써 융합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는 캐나다의 분위기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여사는 미술관을 떠나면서 그레고어 여사에게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레고어 여사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밀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 참전용사 보훈요양병원을 방문해 6.25 전쟁에 참전한 제시 셰네버트 간호장교를 만났다. 올해로 100세인 셰네버트 장교는 6·25전쟁에 참전한 오빠를 따라 간호병으로 입대해 1951년부터 의정부의 야전병원에서 복무했고, 1976년 간호장교로 전역했다.
김 여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참전해주신 여성 간호장교님이 계신다는 얘기를 듣고 고마운 마음에 이렇게 찾아오게 됐다”며 “꼭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반드시 다시 한국을 방문해 당신께서 지켜낸 대한민국이 얼마나 변했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셰네버트 장교는 환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먼 곳을 찾아줘 오히려 내가 더 고맙다”며 김 여사를 안았다. 두 사람은 얼굴을 맞대고 서로 어깨와 허리를 감싸 안은 채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앞서 김 여사는 미국 뉴욕에서도 21일(현지시간) 뉴저지주의 ‘참전용사의 집’을 방문했다. 1986년 문을 연 ‘참전용사의 집’은 참전군인과 가족을 위한 요양시설로 6·25전쟁 참전군인 등 40여 분이 생활하고 있다.
김 여사는 노병들을 만나 “저의 할아버지도 여러분과 같은 6·25전쟁 참전군인이었다”며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한국은 많이 발전했다. 모든 것이 여러분의 헌신과 용기 덕분”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끝으로 5박 7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쳤다. 윤 대통령 부부는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국제공항에서 환송을 받으며 공군 1호기에 올랐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귀국 직전 공군1호기에서 참모들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공군1호기 안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문희 외교비서관 등과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가졌다고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도발 발생 시 우리 측의 가능한 조치에 대해 보고를 받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리 준비한 대응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 부대변인은 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