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샛강이 살아야 바다가 산다”...현장서 꽃피운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

입력 2022-09-25 06:00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아름다운교회에서 박재열 목사가 성도들과 예배를 드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실 작은 교회를 개척해 사역을 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고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재열 목사님과 동선교회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비단 물품 지원을 받아서만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함께 갈 수 있는 든든한 동역자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아름다운교회에서 만난 우효철 목사는 오랜 기간 과테말라 선교사로 활동하다 귀국해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는 올해로 6년째다. 하지만 성도들이 많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이 고령층인 상황이다. 우 목사는 여전히 힘겹고 외로운 사역을 이어가고 있었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다.

이런 가운데 박재열 목사와 동선교회 성도들을 만난 후 우 목사는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 박 목사가 ‘찾아가는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우 목사의 교회를 직접 방문해 물품 지원은 물론 즐겁고 은혜로운 예배와 나눔의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박 목사는 우선 아동용 체육복 30여벌과 칫솔 50개, 헌금 20만원을 우 목사에게 전달했다. 이후 아름다운교회 성도들과 모여 예배와 찬양을 드렸다. 성도들은 총 28명이 참여했다. 역경 속에서도 비전과 믿음을 잃지 말고 나아가자는 박 목사의 설교가 있었고, 성도들은 현실에 합당한 설교라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예배가 은혜의 시간이었다면 찬양은 즐거움의 시간이었다. 특히 찬양 반주가 피아노나 오르간이 아닌 장구로 행해졌다. 일반적이지 않은 진행에 모든 성도들이 흥미로워하며 즐겁게 찬양을 불렀다. 예배와 찬양이 끝난 후 박 목사와 성도들은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 때 옆에 있던 성도가 박 목사에게 말했다. “다음번에 꼭 다시 오세요.”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전동교회는 정연석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개척교회다. 주일 오전 11시 예배 전에 정 목사는 항상 교인들을 차에 태우고 교회로 데려온다. 앞선 사례처럼 정 목사도 오랜 기간 사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동교회와 정 목사에게도 어김없이 선한 영향력이 미쳤다. 박 목사와 동선교회 성도들은 지난 달에 전동교회를 직접 찾았다. 한 손엔 영양제 21개, 파노라마 성경해석책, 전도비 30만원을, 다른 한 손엔 말씀을 들고서다. 전동교회 성도들은 지원금과 물품도 큰 힘이 됐지만, 무엇보다 박 목사의 설교 말씀이 와 닿았다고 입을 모았다. 1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한 예배에서 박 목사는 “교회를 업신여기지 말고, 다른 성도들을 미워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큰 죄”라고 말했다. 이는 녹록지 않은 교회 생활 속에서 자칫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경계하게 만들어 준 ‘꼭 필요한 설교’였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앞으로 월 3~4개 교회씩 다녀서 1년 간 30~40개 이상, 10년 간 300~400개 교회를 섬길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강과 바다를 예로 들며 본인의 확고한 목회 철학을 이야기했다. “작은 샛강이 살아야 강이 살고 바다가 사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처럼 작은 교회가 살아야 큰 교회가 살아나고 한국교회 전체가 살아 비로소 하나님이 기뻐하는 천상의 참교회가 이뤄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