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택배기사 10명 중 7명 이상의 하루 평균 휴식시간이 20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택배업과 배달업 등 생활물류서비스산업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관련 종사자의 처우는 매우 열악, 지원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인천연구원 등에 따르면 전국의 택배사업자 대리점 1만1564곳 중 431곳(3.7%)이 인천에 자리하고 있다. 인천의 물류창고는 전국의 7.8%인 367곳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인천에서 생활물류를 위한 운송수단인 화물자동차는 19만대, 이륜차는 8만대로 집계됐다. 인천의 화물자동차 중 영업용 비율은 16.9%로 부산과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최근 5년간 인천의 이륜차 증가율은 3.0%를 나타냈다.
인천의 택배물동량은 2억825만 상자로 경기, 서울, 부산, 경남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인천에서 작은 화물을 수집·배달하는 늘찬배달업 사업체는 2015년 60곳에서 2020년 777곳으로 무려 11배 이상 늘어났다. 인천의 늘찬배달업 종사자 역시 같은 기간 771명에서 3260명으로 증가했다.
전국 대비 인천의 배달업 점유 비율은 4.8∼5.7%다. 전국 배달원 42만8000명을 대입했을 때 추산할 수 있는 인천의 배달원 규모는 2만544∼2만4363명이다.
그러나 인천 내 생활물류서비스산업 종사자의 처우는 매우 열악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연구원이 5월 16일∼6월 3일 생활물류서비스산업 종사자 3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택배기사 108명 중 10.2%가 계약·임시직으로 나왔다. 이들 계약·임시직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식사시간을 제외한 하루 평균 휴식시간에 대해서는 75.7%가 2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이들을 포함해 94.4%는 40분 미만의 하루 평균 휴식시간을 보였다.
43.0%는 끼니를 거를 때가 많다고 응답했다. 간단한 음식을 차량에서 먹는 경우도 32.7%를 차지했다.
근무환경 만족도와 관련해서는 59.5%가 불만을 토로했다. 만족하는 경우는 6.6%에 불과했다. 퇴직하거나 이직하고 싶은 이유로는 48.1%가 노동조건 열악을 꼽았다.
배달원 등 퀵서비스 종사자 215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74.0%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8시간 이상이다. 12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경우도 17.2%다.
월평균 소득에 대해서는 20.0%가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에 해당했다. 1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1%다.
교통사고 발생 시 처리비용 부담 관련 질의에서는 52.8%가 본인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나 질병에 대한 위험 수준을 두고는 64.2%가 매우 심각 등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줬다.
인천연구원은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생활물류서비스산업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이동노동자 쉼터 설치·운영,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조례 제정 등을 인천시에 제안했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 종사자 등을 위해 전국에 설치된 이동노동자 쉼터는 27곳이다. 이 중 63%는 서울과 경기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현재 인천에는 단 1곳의 이동노동자 쉼터도 없다. 이동노동자 쉼터를 설치하기 위한 조례나 생활물류서비스산업 종사자 지원 관련 조례조차 없어 다른 시·도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운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요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동노동자 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나, 인천에는 운영하는 곳이 없다”며 “이동노동자 쉼터 설치 계획 단계부터 생활물류서비스산업 종사자의 이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또 “현재 생활물류와 관련된 각종 기초자료는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조사와 통계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라며 “정책추진 근거에 신뢰성을 갖추기 위해 생활물류 통계 데이터의 구축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