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원·달러 환율이 13년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3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9원 오른 달러당 1404.1원이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상승한 1398.0원에 개장한 뒤 바로 1400원을 넘어섰다.
달러화는 밤사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여파로 강세를 나타냈다. 연준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고,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연준은 앞으로 남은 두 번(11월, 12월)의 FOMC에서도 ‘빅스텝’(0.5% 포인트 인상)과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에 따르면 연준은 연말 금리를 4.4%로 전망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1.25% 포인트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1.09% 오른 111.118에 거래됐다. 2002년 6월 이후 20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 당국은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원·달러 환율 흐름과 관련해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연기금 등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흐름, 수출·수입 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 애로 해소 등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