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에 무기·탄약 수출한 적도, 계획도 없다” 주장

입력 2022-09-22 06:47 수정 2022-09-22 10:17
북한 정권수립 74주년(9·9절)을 경축하는 청년학생들의 야회 및 축포발사가 지난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2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측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미국의 정보공개에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 반발했다.

북한 국방성 장비총국 부총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우리는 지난 시기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은 우리나라와 러시아 사이의 ‘무기 거래설’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떠들고 있다”며 “미국이 어디서 주워들은 근거 없는 무기 거래설을 내돌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는 우리 공화국의 영상(이미지)에 먹칠을 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비열한 정치군사적 흉심을 추구하기 위해 함부로 반(反)공화국 모략설을 퍼뜨리는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며 “미국은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드는 망발을 내뱉지 말고 함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군사장비의 개발과 생산, 보유는 물론 다른 나라와의 수출입 활동은 주권국가의 고유하고 합법적인 권리이며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시비질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또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조작해낸 불법무도한 유엔 안보리의 대조선 ‘제재 결의’라는 것을 애초에 인정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정보 당국은 최근 해제된 비밀정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쓰려고 북한에서 포탄과 로켓 수백만발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에서 포탄 등을 사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맞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탄약(ammunition)을 요청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징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조달하고 있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최근에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독립 선포 후 수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에 노동자를 파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재건 사업에 북한 노동자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은 이 같은 북한과 러시아의 움직임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북한의 무기 및 노동인력 수출은 모두 유엔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보도된 SBS 인터뷰에서 “그런 일(북한 노동자 파견)이 실제 일어난다면 아주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북한 노동자들은 (대북 제재로) 어디에도 가선 안 된다”며 “국제사회로부터 걸맞은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