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 정상회담서 통화스와프 등 논의 예정…한일 회담도 개최 가능성

입력 2022-09-21 16:27 수정 2022-09-21 16:33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21일(현지시간)이 유력하다.

일본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한·일 정상회담도 개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미국·일본과는 양자 회담을 하기로 일찌감치 서로 합의해 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문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촉발된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제외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 정상회담도 결국에는 열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 한·일 양국 모두 정치적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이 한·일 정상회담을 보이콧할 경우 진전 가능성을 보였던 한·일 관계를 다시 냉각시켰다는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어 회담을 취소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한·일 모두 상대방에게 감정이 상해 있어 한·일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기조 연설에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25분간 면담을 갖고 북한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에게 “북한이 개방의 더 나은 길을 선택한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제금융기구와 동북아까지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북한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이 그동안 닫힌 문을 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핵실험 재개하거나 추가 핵 도발을 감행할 때는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총장이 지속적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을 믿으셔도 된다”면서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 대해서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명확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이날 오찬을 갖고 북한이 비핵화와 함께 개방화된 시도를 할 때 금융 기구와 국제기관의 조력이 전폭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내 한 연회장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뉴욕의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재외동포들을 지원할 재외동포청 신설과 관련해 “재외동포청은 제 공약이기도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아마 별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유엔 무대에 데뷔했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21차례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통상 각국 정상에 배정된 연설 시간 15분보다 4분 짧은 11분 동안 연설을 이어갔다. 연설 중에 모두 7차례 박수가 쏟아졌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는 직접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는 유엔총회장 특별석에서 연설을 지켜봤다. 김 여사는 연설 중간중간 박수를 쳤다.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은 유엔총회 연설 자리에 함께하는 게 관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 대표부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뉴욕=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