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이 (만일 살아계셨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을 바라보면서 낮은 자세, 겸손한 마음으로 통 큰 정치 해주라고 주문하지 않았을까”라며 “민생, 경제가 위기인 상황에서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국민의 삶에 더 다가가는 정치를 하라고 조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2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을지’라고 질문하자 잠시 주저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통의 전제는 진정성이다. 진심이 담긴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총리는 현재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각별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내곤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2월 제주를 방문해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결정한 노 전 대통령의 결단을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아 “한국 정치의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 정신’에 대해 “더 나은 세상을 꿈꿨던 노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면서 시민의 힘을 믿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가꾸는 것”이라며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을 맡으면서 노 대통령과 마음속으로 약속을 했다. 깨어있는 시민이 정치개혁과 민생의 원천이고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힘이라는 사실을 재단을 통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에 개관 예정인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시민센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종로구 원서동에 지상 3층, 지하 3층 규모로 건립된 노무현시민센터는 앞서 지난 7월 31일부터 약 2개월여 동안 시범 운영됐다.
정 전 총리는 해당 센터 개관에 대해 “내일 모레(9월 23일) 하며, 이름은 시민 공모를 했다. 1272명이 이름, 명칭에 대한 공모에 참여했고, 후원 회원들이 선호도 조사를 해서 ‘사람 사는 세상’과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함자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야말로 상향식으로 만들어진 이름이면서 노 대통령에게 적합한 이름이 만들어졌다”며 “노 대통령께서 평소 시민의 참여와 실천을 강조했다. 노무현시민센터는 이름처럼 시민 민주주의를 역설한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시민센터가 종로구에 터를 잡은 이유에 대해 그는 “종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특별한 곳”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이번 개관행사의 슬로건 중 하나가 ‘종로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1998년 종로에서 재·보궐 출마에 당선됐다. 다시 부산에서 출마했지만 지역주의 장벽에 막혀 낙선했다.
정 전 총리는 사회자가 ‘노 전 대통령이 시민과의 간격을 좁히려고 노력한 일화’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온라인, 오프라인 둘 다 소통을 정말 열심히 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인터넷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은 유명하지 않은가”라며 “국민의 중요한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 온라인 공간에서의 논란을 직접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어 “오프라인에서는 봉하 사저에서 기거했을 때 시민들이 ‘나와주세요’라고 외치면 집 앞 조그마한 광장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지속한 것도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토론을 정말 좋아하는 정치인인데 제가 노 대통령 후보 시절 정책위원장을 맡았을 때 자문 교수들과 정책자료집을 만들어서 사전보고를 하면 그냥 꼬치꼬치 하나하나 치밀하게 논의하고 결정했다”며 “정말 토론을 좋아하는 대통령이었다. 그냥 지나가는 일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