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尹 유엔 연설 ‘11분’… 연설이라기보다 축사”

입력 2022-09-21 10:29 수정 2022-09-21 12:57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유엔 연설이다. 정치권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야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연설 내용이 빈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소속으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평가했다. 김 객원교수는 11분간 이뤄진 윤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이 방송 출연시간보다도 짧다”며 지나치게 짧고 추상적이어서 ‘유엔총회 (열린 것을) 축하하는 축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유엔 기조연설에서 22분을 사용한 것을 들어 그때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추상적’이라는 자신의 표현에 대해서는 “세계 현안이 들어간 것이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연설에) 금융, 에너지, 식량, 인플레이션 등 여러 가지 위기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국제 현실에 대한 묘사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이 한 차례도 없었던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객원교수는 “제가 기억하기로 한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서 북한의 ‘북’자도 안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례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가 동아시아 정치와 안보를 좌우하고, 더 나아가 세계 평화에 매우 중요하니까 관심을 촉구하는 얘기 정도는 했었어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김 객원교수는 윤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북한’이 빠진 것에 대해 “(정부의 비핵화 정책인 ‘담대한 구상’이) 북한으로부터 아주 매몰차고 모욕적인 거절을 당했기 때문에 언급 자체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인내하고 더 넓은 평화의 비전으로 나아갔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이 유엔에서 대북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만큼 현장에서도 북한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던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북 메시지는 ‘담대한 구상’ 발표에 더 이상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자유에 바탕을 둔 국제사회의 연대라는 거시적 메시지도 보기에 따라서는 북한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