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 눈높이를 낮췄다. 지난 7월 전망을 내놓은 지 두달 만에 내려 잡은 것이다. 역내 인플레이션 압력도 내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이날 발표한 ‘2022년 아시아 경제 수정 전망’에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3%로 0.3%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우리 정부 전망치(2.5%)보다는 낮고, 한국은행(2.1%)과 국제통화기금(IMF)(2.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ADB는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유지했다. 지난 2분기 성장률(0.7%)이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간 점이 반영된 것이다.
ADB가 내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경기 침체다. ADB는 “코로나19 상황 완화로 아시아 경제가 소비·고용 중심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부정적 요인도 병존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리스크로는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제시했다. 그 중에서도 중국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ADB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4.0%에서 3.3%로 0.7%포인트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성장률 전망치 5.3%보다 낮아진 것이다.
중국보다 기타 아시아 국가의 성장세가 더 앞설 것으로 전망된 건 최근 30년 내 처음이다.
이 여파로 전체 아시아 개발도상국(46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3%로 기존 전망(4.6%) 대비 0.3%포인트 내려갔고, 내년 전망치도 4.9%로 종전(5.2%)보다 0.3%포인트 하향됐다.
한국의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과 같은 3.0%,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4.5%로 기존 전망이 유지됐다.
ADB는 아시아 역내 물가상승률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4.5%, 내년은 4.0%로 각각 올려 잡았다.
다만 한국의 경우 지난 7월 전망 당시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이미 1%포인트 넘게 상향 조정된 만큼 기존 전망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ADB는 통상적으로 매년 4차례에 걸쳐 아시아 역내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4월에 연간 전망을 내놓고 7월 보충 전망, 9월 수정 전망, 12월 보충 전망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