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수익성 높은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10년 전보다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 포춘 글로벌 500’에 이름을 올린 77개 에너지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3곳에 그쳤다. 자원개발 사업을 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22 포춘 글로벌 500’에 오른 에너지 기업은 26개국 77개 기업이라고 20일 밝혔다. 국가별로 중국이 18곳으로 가장 많이 포진했다. 이어 미국이 11개, 영국·프랑스·인도·독일이 각각 4개였다. 한국은 SK(27위), 한국전력공사(45위), GS칼텍스(75위)가 올랐다.
에너지 기업은 산업 분야에 따라 석유정제(30곳), 자원개발(19곳), 유틸리티(12곳), 에너지(12곳), 파이프라인(4곳) 등으로 나뉜다. SK와 GS칼텍스는 석유정제, 한국전력은 유틸리티로 분류됐다. 전경련 분석결과, 5개 하위 산업 분야 중 자원개발이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11.1%에 달했다. 에너지 기업의 전체 수익률은 6.6%다.
이에 에너지 기업들은 자원개발에 활발하게 뛰어들고 있다. 10개 나라의 19개 기업이 자원개발 산업에 진출해 있다. 이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9곳은 중국 기업이다.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전경련 관계자는 “각국이 자국 자원 보호를 강조하면서 자원개발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 기업들도 많이 진출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둔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전경련에서 10년간 실적 기준으로 해외 자원개발 경험이 있는 29개 기업을 조사했더니, 응답 기업의 76.5%는 “10년 전보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 조직과 인력 규모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자원개발은 공급망의 시작이자 토대로 국가 중추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간 소홀한 면이 있었다”면서 “세계 각국이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는 지금이 우리나라도 다시금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