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공장 중단·전원 차단이 더 큰 피해 막았다”

입력 2022-09-20 16:05
경북 포항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 굴뚝에서 지난 9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가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상륙을 앞두고 포항제철소 공장 전체의 가동을 중단하고 전원을 차단한 조치의 결과로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20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기존에 구축했던 자연재해 대비 매뉴얼보다 훨씬 더 강한 방재대책을 수립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인근 냉천이 범람해 제철소 전체가 침수·정전 피해를 입었지만 철저한 사전 대비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해 유일의 한반도 상륙 태풍인 힌남노는 지난 6일 오전 경남 거제로 상륙해 울산에서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부산·울산·경남북 동남부가 큰 피해를 입었다. 포스코는 당시 침수 피해로 고로 3기의 가동이 모두 중단된 지 엿새 만인 지난 12일부터 철강 반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 15일부터 3전기강판공장, 17일부터 2전기강판공장 일부의 가동을 시작했다.

정부와 여당은 포스코의 태풍 대비를 면밀하게 조사할 방침을 세웠다. 이에 포스코는 피해 예방을 위해 모든 조치를 동원했다며 맞서고 있다. 포스코는 정권 교체기마다 정부의 ‘관치 경영 논란’에 휩싸이는 기업으로, 힌남노 대응을 놓고 정부·여당과 벌이는 공방에 이목이 쏠린 상태다.

포스코는 “힌남노 상륙 1주 전부터 자연재난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발생 가능한 위험을 상세히 점검하는 한편, 상륙 당일 공장 관리자가 철야 근무를 하며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포항제철소 건립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모든 공장 가동 중단과 관련해 포스코는 “침수·정전 시 대형 화재와 폭발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결정한 것”이라며 “그 덕에 제철소 대부분이 침수된 상황에서도 수만대의 모터가 합선돼 손상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았고, 고로도 조기 가동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에서 힌남노 상륙 이후 변압기, 모터를 포함한 전력기기에서 합선·누전을 포함한 전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포스코는 “고로 휴풍(가동 중단)에 대한 대비책도 사전에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고로 내 쇳물이 굳는 냉입 현상이 발생하면 복구에만 수개월이 소요돼 고열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열원인 코크스 장입량을 늘리고, 철광석량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