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A씨는 20일 피의자 전주환(31)에 대해 “오랫동안 스토킹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며 “너무나 지능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끝내는 자기가 완전 범죄를 하겠다는 과대망상을 가진 사이코패스”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큰아버지인 A씨는 이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주환의 신상공개와 관련해 “너무나 평범하고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청년의 모습으로 보였다.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얼굴인데 그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게 소름끼쳤다”며 이처럼 말했다.
A씨는 유족 측을 대표해 사건과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동생 부부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온전한 정신상태가 아니다. 옆에서 지켜보면 마치 실성한 듯한 행동을 가끔씩 보인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A씨는 피해자와 전주환의 직장이었던 서울교통공사의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전주환이 스토킹 행위로 이미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음에도 사내인트라넷에 접속해 피해자와 관련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던 점 등 서울교통공사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했다.
A씨는 “(스토킹 혐의 재판에서) 검찰이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며 “중범죄인에게 구형하는 형량인데도 사내 정보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아 피해자의 정보를 파악해서 범죄에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는 게 정말 뼈아프다”고 말했다.
A씨는 피해자에 대해 “집안의 맏딸로서 엄마, 아빠를 한 번도 속상하게 한 적이 없을 정도로 독립심이 강하고 명석한 아이였다”며 “지방 특수목적고에서 항상 상위권에 있다가 대학에 들어가서도 4년 내내 과수석, 차석을 하면서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향한 악성댓글에 대한 단호한 법적대응도 예고했다. A씨는 “한녀, 한녀하면서 한녀가 죽는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 이런 식의 말들을 한다”며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시민들이 맞나 싶을 정도의 악성 댓글들이 한두 개씩 보인다”고 했다.
이 사건에 대해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폭력적 대응을 한 것 같다’고 해 논란을 부른 서울시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드잡이라도 하고 싶다”며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든다. 어떻게 저런 인간이 저런 자리에 앉아서, 정말 한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