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산하 국립항공박물관의 한 팀장이 여성 직원 6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및 성희롱한 혐의로 올 초 해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 박물관 A팀장을 둘러싼 폭언 의혹 등이 불거지자 국토부는 진상 조사에 벌였다. 여기서 다수의 여직원을 상대로 한 상습 성추행·성희롱 혐의가 추가로 적발됐다.
국립항공박물관이 최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A팀장의 징계 처분 사유서에 따르면 A팀장은 2020년 6~12월 회식 자리 등에서 수차례 한 여직원에게 “○○씨는 나이 많은 남자랑 사랑을 잘할 것 같아. 나이 많은 남자랑 연애할 것 같은 거 있잖아”라고 말했다.
A팀장은 2011년 7~9월에도 다수의 여직원에게 “너는 볼 게 다리밖에 없다” “딱 술집X 같다”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20년 6월부터 1년간 부하 여직원 6명의 어깨와 허벅지를 만지는 성추행을 한 혐의도 받는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도 여러 건 적발됐다. 그는 2020년 10월 6일 새벽 3시쯤 부하 직원에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아침 8시쯤 모닝콜을 하라’고 지시했다. 부하 직원이 14차례 ‘모닝콜’을 했지만 자느라 받지 못한 그는 뒤늦게 출근해 부하 직원에게 “왜 안 깨웠느냐”고 욕설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늦잠을 잔 뒤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부하 직원에게 전화를 해 자택 앞까지 태우러 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A팀장은 징계 과정에서 “여직원들의 허벅지를 만진 사실이 없다”며 혐의 상당 부분을 부인했지만 국립항공박물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올해 2월 그를 해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