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발언이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사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미 백악관이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 계획이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수습했지만, 일부 제약사는 낙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모더나는 7% 넘게 급락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를 하루 앞둔 20일(한국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 모더나 [MRNA]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 미국 CBS방송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팬데믹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혼란을 불러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처럼 ‘코로나19 대유행 종료’가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면, 90일 단위의 공중보건 비상사태 연장을 이어갈 근거는 사라진다. 이 경우 백신·치료제를 국민에게 무료로 보급할 수 없게 된다.
미국 정부는 2020년 1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90일 단위로 연장해왔다. 최근 연장은 지난 7월에 이뤄졌다. 코로나19의 겨울 재유행을 경계하는 상황에서 오는 10월 중 공중보건 비상사태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발언은 성급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코로나19 유행 억제에 진전을 이뤘다는 취지로 지지를 호소할 목적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공중보건 비상사태 연장을 반대해온 공화당 의원들의 목소리에 힘만 싣고 말았다. 공화당 소속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론 존슨은 트위터에 “팬데믹이 끝났다. 이제 모든 백신 접종 의무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수습에 나섰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미국 뉴스채널 CNN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러스 대응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할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런 혼란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생산하는 제약사의 주가는 요동쳤다. 그중 모더나의 주가가 가장 강하게 반응했다. 모더나는 이날 나스닥에서 7.14%(9.84달러) 급락한 127.9달러에 마감됐다. 노바백스는 28.43달러까지 6.51%(1.98달러) 밀렸다. 반면 화이자는 1.28%(0.59달러) 떨어진 45.44달러에 거래를 마쳐 상대적으로 주가를 방어했다.
2. 애플 [AAPL]
나스닥 시가총액 1위 애플은 이날 2.51%(3.78달러) 오른 154.48달러에 마감됐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울트라스텝’(1%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된 FOMC 9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위축된 투자 심리를 일부 이완한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의 상승을 견인했다. 나스닥지수는 0.76%(86.62포인트) 상승한 1만1535.02에 장을 끝냈다.
이날 뉴욕증시 상승의 뚜렷한 원인은 찾기 어렵다. 다만 애플의 경우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공개한 신작 스마트폰 아이폰14의 사전 주문량이 예상보다 많다는 전망에 따라 실적 호조가 기대되고 있다. 미국 통신기업 AT&T 최고경영자(CEO) 존 스탠키는 지난 13일 경제지 배런스에 “아이폰14의 초기 수요가 강하다”고 말했다.
3. 비리오스 테라퓨틱스 [VIRI]
미국 생명공학 기업 비리오스 테라퓨틱스는 이날 나스닥에서 77.19%(6.77달러) 폭락한 2달러에 마감됐다. 이 기업은 “섬유근육통 환자에게 실시한 임상 2B상에서 주요 후보물질인 ‘IMC-1’이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투자 전문 인터넷매체 시킹알파는 ‘IMC-1’의 임상 실패 소식을 전하면서 “이 물질은 미 식품의약국(FDA)의 패스트트랙 지정 후보였다”고 설명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