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건희 사건 지휘는?”… 한동훈 “그럼 이재명 사건도?”

입력 2022-09-20 04:23 수정 2022-09-20 09:50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의 첫 대정부 질문이 열린 19일 여야의 ‘사법리스크’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으로 압박하자 한 장관은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을 ‘맞불’용 카드로 꺼냈다.

김 의원은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지휘를 했는가”라고 한 장관에게 물었다.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한 장관은 “박범계 전 장관이 수사 지휘를 하지 말도록 했다”며 “저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 당연히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한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수사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김 여사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 지휘를 하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정파적인 접근 같다”고 응수했다.

이어 “그렇게 따지면 제가 이재명 대표 사건에 대해 수사 지휘를 해도 되겠나. 그것도 안 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법대로 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장관은 ‘검찰이 수사를 안 하니까 (민주당에서) 특검을 하자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 친정권 검찰로 알려진 사람들이 특수부를 동원해서 2년간 한 사안”이라며 “그렇게 하셨으면 그때 기소를 하셨지 않았겠나”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검찰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 두 사건(김 여사와 이 대표 사건) 모두 수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공화국’이라는 지적을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국민이 검찰공화국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는데 한 장관은 “동의하지 않는다. 검찰 출신들이 나라를 움직인다는 말은 사실과 다른 면이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다시 “주요 인사를 검찰이 독식하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개입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하자 한 장관은 “인사와 관련해 객관적인 1차 검증만 하는 기능만 담당하고 있다. 추천이나 비토 역할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이 “제가 한 장관보다 검사를 더 오래 했다. 그렇게 보인다”고 하자 한 장관은 “잘못 보시는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김 의원은 검사장 출신이다. 김 의원이 “한 장관이 들고 있는 저울은 기울어져 있다”고 꼬집자 한 장관은 “제가 수사 지휘를 안 하는데 저울 자체를 들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기소에 대한 여당의 질문도 나왔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 기소에 대해 야당 측이 정치 보복,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는데 한 장관은 “저는 범죄 수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검찰의 공소 내용이 거짓으로 판명된다면 엄청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며 “장관으로서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계신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장관은 “범죄 수사”라고 짚으면서 “거기에 대해선 대한민국 국민과 똑같은 방식으로 시스템 안에서 방어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거기서 충분히 방어하시면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