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명의 성인 남녀가 “예장 합동총회는 여성 안수를 즉각 인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손에 든 피켓에도 ‘여성 안수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교회는 여성 안수를 원한다’‘여성안수 인정하라’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들이 모인 곳은 19일 제107회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가 열리는 경기 화성시 주다산교회(권순웅 목사) 앞이었다.
이날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임왕성 목사)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공동대표 강호숙 박사) 총신대신학대학원 여동문회(회장 김희정) 이광우 목사(전주열린문교회) 기독교반성폭력센터(공동대표 방인성 목사)는 예장합동의 여성목사 안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은 ‘여성 안수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지난달 여성목사 안수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장문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광우 목사가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섰다. 그는 교단 직영 신학교인 총신대 법인 이사 중 한 명이다.
이 목사는 “성별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성별에 따른 차별은 기독교 복음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총회는 그동안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전 14:34)’ 등 몇몇 성경구절을 근거로 여성 안수를 반대해왔다. 이 목사는 “이는 왜곡된 성경해석”이라며 “이는 개혁주의 신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왕성 목사는 “사회적으로 여성을 대놓고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일이 감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교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성·우월성이라는 잘못된 신념이 초래한 결과라는 진단도 내놨다.
이어 “교회와 신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짚어봐야 한다”며 “신앙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합당한 결의를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총신대신학대학원 여성 졸업생들도 발언에 나섰다.
김희정 총신대신대원 여동문회 회장은 “15년 넘게 여성 안수 촉구를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돌아오는 건 무응답이었다”며 “그동안 많은 여동문들이 타 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교회사역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96기 졸업생인 김 회장은 이외에도 ‘여성 사역자 처우 개선’ ‘여전도사 강도사고시·강도권 부여’ ‘여성 신학생들의 노회·총회 소속’ 등을 요청했다.
91기 졸업생인 강호숙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도 “여성안수와 남녀 파트너십은 하나님 형상 회복과 교회 공동체를 살리는 길”이라며 “총회는 남성중심의 리더십을 내려놓고 성별·계층·시대를 뛰어넘어 각자의 소명과 전문성에 따라 상생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총회 등록과 동시간대에 진행됐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