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사건 망언’ 시의원에 이재명 “엄중 문책” 지시

입력 2022-09-19 17:4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9일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자당 소속 이상훈 서울시의원에 대한 엄중 문책을 지시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신당역 사건과 같은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추진하고, 망언으로 피해자를 2차 가해한 이 시의원에 대해 신속하게 엄중 문책할 것을 당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신당역에서 발생한 역무원 살해사건으로 희생된 피해자의 영전에 제1야당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과잉 접근 범죄, 성범죄 등의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시의원은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좋아하는데 안받아주니 (가해자가) 폭력적 대응을 했다”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후 이 시의원은 시민단체에 의해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19일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를 비롯한 청년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서 스토킹 범죄 피해에 대한 대응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이 시의원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촉구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 시의원의 발언을 두고 “내가 살려면 죽을 만큼 싫어도 받아줘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젠더 이슈를 넘어서서 살인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어떤지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으로 남녀를 갈라서는 안 되고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도 “스토킹에 의한 대다수의 피해자가 여성임은 인정하고 직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하대 성폭력 사망사건, 신당역 살해사건 등 젊은 여성들의 ‘죽음의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시의원을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해당 발언에 대해 “여성 혐오 발언이 명확하다”며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재빠르게 제명 처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한 여성의 억울한 죽음 앞에 가해자를 걱정하고 두둔하는 발언을 어떻게 할 수 있냐. 같은 당에 있다는 게 치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서울특별시당은 시당 내 윤리심판원에 이 시의원의 발언을 회부해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