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주호영…안으론 ‘이준석 리스크’, 밖으론 ‘김건희 특검법’ 첩첩산중

입력 2022-09-19 17:18 수정 2022-09-19 17:20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가 열린 가운데,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이 안정감을 택했다. 국민의힘은 19일 새 원내대표로 5선의 주호영 의원을 선출했다.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당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를 당한 이후 24일 만에 전면에 다시 나서게 됐다.

다만 주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경선을 통해 주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10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주 원내대표는 61표를 획득했다. 호남 출신 재선인 이용호 의원은 42표를 얻었다. 무효표는 3표였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 당이 안정돼야 한다”면서 “그다음에 외연 확장을 통해 지지율을 올려야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약자와의 동행, 호남 동행, 청년 정치참여, 빈부격차 해소, 이런 것을 통해 국민에게서 신뢰를 회복해 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주 원내대표는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이다. 바른정당과 미래통합당의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그는 당내 최고의 협상가로 평가된다.

주 원내대표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국민의힘 당헌상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지만, 주 원내대표는 중도 사퇴한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만 맡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의 선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서도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새 비대위마저 멈춰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면 당대표 직무대행 역할까지 겸할 수 있는 주 원내대표가 적임자로 꼽혔다.

그러나 이 의원이 42표를 획득하며 의외의 선전을 한 것은 파장을 일으켰다.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주호영 추대설’이 나왔으나 반란표가 예상외로 많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 중진의원은 “그동안 윤심(尹心)을 거론하면서 당을 일방적으로 이끌었던 친윤계에 대한 불만이 집단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선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와 갈등만 빚고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졌는데,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친윤 의원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이 전 대표와의 갈등 봉합이 최우선 숙제다.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 절차를 개시하는 등 ‘이준석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주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에 당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지금 제가 판단하기에는 하나가 됐으면 제일 좋겠지만 상황들이 너무 많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를 막아내는 것도 과제다. 민주당은 ‘영빈관 신축’ 문제 등을 계기로 대통령실 국정조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도 당론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민주당은 “주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한다”면서 “이제 국민의힘이 윤바라기’ 권력투쟁이 아니라, 소통과 협치의 ‘국민 바라기’ 민생 정치에 나서길 바란다”고 뼈있는 인사말을 건넸다.

정현수 손재호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