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난마돌’이 일본 규슈에서 본섬인 혼슈로 넘어가고 있다. 규슈 육상을 지나는 과정에서 강도를 ‘매우 강’에서 ‘강’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최대 초속 35m(시속 126㎞)의 바람을 일으키며 혼슈를 직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울산·경남 동남부가 난마돌의 ‘강풍반경’(초속 15m 이상 권역)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19일 오전 10시 태풍통보문에서 “난마돌이 오전 9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북쪽 약 2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7㎞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한때 920hPa(헥토파스칼)까지 내려갔던 난마돌의 중심기압은 970hPa로 올라갔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분류된다. 난마돌의 강도는 하루 내내 규슈 육상을 휩쓰는 과정에서 다소 약화됐다.
난마돌은 영남 동남부에도 가까이 다가왔다. 오전 10시 기준 부산에서 200㎞, 울산에서 210㎞까지 근접했다. 기상청은 오전 10시40분 방재 속보에서 “경상도 해안을 중심으로 순간풍속 초속 15~30m(시속 55~11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동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10㎜ 안팎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밝혔다.
난마돌은 이날 낮까지 경상도 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초속 20~35m(시속 70~125㎞)의 바람을 일으키고, 경상도 동해안·강원도 영동에 시간당 10~30㎜의 강우를 뿌릴 수 있다.
기상청은 이날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최대순간풍속을 부산 오륙도·경북 울릉도에서 초속 33.9m(시속 122㎞), 울산 정자에서 초속 28.5m(시속 103㎞), 경남 통영 매물도에서 초속 26.9m(시속 97㎞)로 측정했다.
지난 18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울산 울주 간절곶에서 109.0㎜, 강원도 양양 설악산에서 104.0㎜, 부산 해운대에서 86.0㎜,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서 75.7㎜를 기록했다.
난마돌은 동해를 낀 혼슈 연안 지역을 타고 북동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오사카 북서쪽 약 200㎞ 부근 해상으로 진출할 이날 밤 9시 중심기압은 975hPa로 올리고, 최대풍속을 초속 32m(시속 115㎞)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난마돌의 강도는 ‘중’으로 더 약화될 수 있다.
기상청은 “난마돌이 30시간 안에 온대저기압으로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난마돌은 20일 오후 3시쯤 혼슈 동북부 센다이 북동쪽 약 16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돼 소멸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