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올해 하반기 거시경제 환경을 결정할 변곡점이 다가온다. 뉴욕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금리 인상률을 확인할 오는 22일 새벽(한국시간)까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간다. 연준의 두 가지 선택지로 놓인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과 ‘울트라스텝’(1% 포인트 금리 인상) 모두 21세기 들어 가장 강력한 통화정책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 FOMC 정례회의
연준은 미 동부시간으로 20일부터 이틀간 FOMC 9월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이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률을 결정한다. 연준은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으로 고강도 긴축에 들어갔다. 지난 3월부터 금리를 인상했고, 이달부터 양적 긴축의 규모를 확대했다.
연준은 지난 7월 FOMC 정례회의까지 2회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이로써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2.25~2.50%까지 올라갔다. FOMC 9월 정례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시행하면 기준금리는 3~3.25%, 울트라스텝을 단행하면 3.25~3.5%까지 상승한다. 어떤 경우든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4%에 도달할 수 있다.
시장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까지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울트라스텝 이상의 금리 인상률에선 뉴욕증시 3대 지수의 급락이 찾아올 수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에서 기준금리가 통화정책 조정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한 번에 1% 포인트를 인상한 적은 없다”고 보도했다.
앞서 폴 볼커 의장 재임 시절 연준이 1979년 10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금리를 한 번에 400bp 인상한 사례가 지난 40여년간 시장에서 강하게 각인된 초강경 통화정책으로 꼽힌다. 시장이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만으로도 부담을 느끼는데, 울트라스텝 이상의 조치를 21세기 들어 경험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19일 오전 7시20분 현재 자이언트스텝을 예상한 비율은 82%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울트라스텝에 힘을 실은 의견은 18%로 집계됐다. 한때 유력한 가능성으로 제시됐던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은 이제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연준의 금리 인상률은 한국시간으로 22일 새벽 3시쯤 성명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금리 인상률 못지않게 중요한 건 성명 직후에 이어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 전망과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관점을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을 포함한 FOMC 구성원들은 지난 10일 전후부터 공개석상의 연설이나 언론 인터뷰를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6일 연례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2%)를 복원하기 위해 제약적인 수준까지 의도적으로 정책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고강도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다.
2. 페덱스 [FDX]
미국 물류 운송 기업 페덱스는 당초 오는 23일 새벽 5시로 예정된 회계 기준 2023년 1분기 실적을 1주일이나 앞당겨 지난 16일 발표했다. 여기서 월스트리트 전망치보다 크게 하회한 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주가를 끌어내렸다.
페덱스의 분기 매출은 232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3.44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수집된 월스트리트 전망치에서 매출은 235억9000만 달러, EPS는 5.14달러였다. EPS의 경우 전망치에서 3분의 2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페덱스는 지난 17일 마감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61.02달러까지 21.4%(43.85달러)나 폭락했다. 1978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페덱스의 이런 실적 부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대도시의 코로나19 봉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 위축으로 물류량까지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페덱스는 세계 각국으로 물류를 배송하는 기업이다. 페덱스의 실적은 세계 경기와 공급망의 가늠자로 사용될 수 있다. 페덱스 최고경영자(CEO) 라즈 수브라마니암은 지난 15일 미국 경제채널 CNBC의 인기 프로그램 ‘매드머니’에서 진행자 짐 크레이머로부터 “세계 경기의 침체를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3. 코스트코 홀세일 [COST]
미국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체인 코스트코 홀세일은 올해 인플레이션과 어두운 성장 전망으로 유통가의 침체가 예고될 때마다 ‘구원투수’처럼 등장했다. 번번이 월스트리트 전망치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해 자사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유통가의 하락을 방어했다. 뉴욕증시의 하락장이 한창이던 지난 4월 612.27달러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올여름 반등장을 끝내고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에서 코스트코 주가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난 17일 나스닥에서 0.13%(0.64달러) 소폭 상승한 504.14달러에 마감됐다.
코스트코는 오는 23일 오전 5시15분 시간외매매에서 회계 기준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는 코스트코의 4분기 EPS 전망치를 앞선 3분기(3.04달러)보다 높은 4.11달러로 제시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