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영빈관 신축=김건희 지시, 망상 아닌 합리적 의심”

입력 2022-09-19 04:57 수정 2022-09-19 09:49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영빈관 신축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은 영부인이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집단적 망상에 빠져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망상이라면 거리낄 게 없을 테니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하자”고 재차 공세를 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영빈관 신축이 추진되고 결정된 과정을 모두 확인하면 합리적 의심인지 망상인지 분명해질 것이다. 당당하다면 조사를 받으면 될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건희 여사 변호에 나섰다”면서 “말은 바로 하자. 국민의 합리적 의심이 국민의힘에는 망상으로 보이는가. 권 원내대표는 억지와 비난, 막말 말고는 변명할 길이 없느냐. 이런 태도야말로 의심을 뒷받침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영빈관을 신축하고자 한다면 먼저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국무회의를 거쳐 예산부터 편성해놓고 국민에게 당당히 설명하지도 못했다”며 “논란이 커지자 ‘부속시설 신설 필요성을 국회에 제안한 것으로, 예산안 최종 결정권은 국회에 있다’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의 대응 태도가 이렇게 부실하니, 국민들은 ‘응, 영빈관 옮길 거야’라는 김 여사의 발언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이 청와대 영빈관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영빈관 신축을) 대통령이 다 지시한 것이라면 본인이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전면 취소한 것 아니냐.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건 대국민 사과”라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을 때, 혹은 수사 정국에 대해서는 엄밀하게 그리고 빠르게 결정하는데 정치에 있어서만큼은 늘 두세 박자가 늦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고 최고위원은 “지금 청와대 이전을 통해서 국방부 이전 비용, 한남동 관저를 리모델링하는 비용, 또 영빈관을 신축하는 비용, 이런 모든 것이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재정 상태가 많이 어렵다는 것을 국민의힘이 계속 애기해왔지 않았냐. 단 1억원이라도 알뜰하게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국민의힘”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정부가 국회가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에 대통령실 인근에 영빈관 역할을 할 부속시설을 878억6300만원을 들여 신축하는 계획이 포함돼 논란이 되자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영빈관 신축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김 여사가 영빈관 신축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맞서 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갑자기 영부인이 영빈관 신축을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집단적 망상에 빠져 특검을 외치고 있다”면서 “결국 영부인과 특검을 연결시키려는 레토릭으로 세금을 이용한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태도는 당대표 부부에 대한 수사를 영부인 특검으로 물타기해야 한다는 강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