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난마돌’이 근접함에 따라 제주도와 경남 남해안에는 최대 풍속 24m를 넘는 강풍이 몰아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19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최대 순간 풍속(초속)이 한라산 남벽 24.5m, 윗세오름 24.1m, 새별오름 19.1m 등으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날 아침까지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25~35m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해안 지역에서는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등 최대 10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특히 만조 시간대인 이날 새벽에 해수면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인 ‘폭풍해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인명 피해도 나왔다. 18일 오후 7시47분쯤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 인근 갯바위에서 낚시하던 A씨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과 119 소방 당국은 오후 11시11분쯤 A씨를 심정지 상태에서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해경 임모 경장 등 3명이 높은 파도로 인해 허리와 어깨 등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제주도 해상에 높은 파도로 전날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9개 항로 여객선 12척 중 1개 항로 1척만 운항했다. 제주도와 마라도를 잇는 2개 항로 여객선 5척은 모두 결항했다. 제주도 내 항구와 포구에는 어선 1000여척이 대피했다.
경남 지역에도 강풍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주요 지점 최대 순간 풍속은 매물도(통영) 초속 24.1m 서이말(거제) 초속 22.9m, 북창원 15.7m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경남 남해안과 동부 내륙을 중심으로 바람이 초속 10~16m, 순간 풍속 초속 20~25m로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남해안은 순간 풍속이 초속 25~35m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강한 바람과 함께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관련 피해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오전 1시 기준 경남에서 접수된 태풍 관련 신고는 총 13건이다. 모두 안전조치로, 인명피해는 없다.
18일 오후 9시16분쯤 진주시 내동면에서 가로수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오후 7시59분쯤 김해시 부원동에서 가로등 램프가 쓰러졌고, 오후 6시26분쯤 거제시 둔덕면에서 소형 전봇대가 강풍에 넘어갔다.
태풍 영향으로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가끔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5∼40㎜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난마돌은 서귀포 기준으로 오전 4시쯤 일본 가고시마 북북서쪽 약 140㎞ 부근까지 도달해 제주와 가장 가까이 있겠다. 육상에는 강풍주의보만 내려져 직접 영향을 받고 있지 않지만 태풍의 강풍 반경이 약 400㎞로 넓어 강풍 영향을 받고 있다.
태풍에 더 가까이 있는 해상에는 제주도 남동쪽 안쪽 먼바다, 제주도 남쪽바깥 먼바다, 제주도 남부앞바다, 제주도 동부앞바다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