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조문 외교’에 나선다. 미국에서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한·미, 한·일 정상회담도 각각 갖는다. 이어 캐나다에서는 ‘경제안보’ 행보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출국했다. 이번 순방은 5박7일 일정으로, 윤 대통령은 24일 귀국한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순방에 동행했다.
윤 대통령의 해외 방문은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영국 런던에서 18일(현지시간) 찰스 3세 국왕이 개최하는 리셉션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19일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두 번째 방문지인 미국 뉴욕에서는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전체 회원국 중 10번째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이번 순방 일정의 하이라이트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향후 국제현안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또 윤석열정부의 대표적 대북정책인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뉴욕에서 취임 후 두 번째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회담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의 불이익 문제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이 회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강제 징용 배상 판결 등 과거사 문제로 꽉 막혔던 양국 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한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 방문지인 캐나다에서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양국 정상은 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 등 ‘경제안보’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자원 부국인 캐나다는 리튬, 니켈, 코발트와 같은 핵심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윤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출국길에 검은색 정장과 회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김 여사는 검은색 투피스를 입었다. ‘조문외교’ 분위기를 고려한 의상으로 보인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윤 대통령을 서울공항에서 환송했다.
윤 대통령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정 비대위원장에게 “바쁘신데 어떻게 나오셨느냐”고 인사했고, 정 비대위원장은 “건강하게 잘 다녀십시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길에 오를 당시 이준석 전 대표가 환송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던 점과 대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