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필름사업을 분할한다. 모태였던 필름사업을 정리하는 동시에 친환경·미래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필름사업)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필름사업 삭제 및 지주사업 추가)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SKC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필름사업을 분할 매각하기로 했다. 이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대상엔 SKC의 필름사업 부문, 필름 가공 자회사 SKC하이테크앤마케팅, 미국·중국 사업장이 포함됐다.
SKC에게 필름사업 분할은 큰 의미를 지닌다. SKC(옛 선경화학)는 1977년 한국 최초로 PET 필름을 개발했고, 이후 관련 사업을 선도해왔다. 필름사업은 지난해에도 1조원 넘는 매출과 7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효자 노롯을 했다.
상징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SKC는 과감한 정리를 선택했다. 미래 사업으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자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SKC는 아직 기존 화학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사업의 무게중심이 반도체·배터리 소재, 친환경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모태사업을 정리한다는 건 그만큼 미래 성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한편 SKC는 회사 정관에 지주사업을 추가하며 그룹 내 혁신 소재를 담당하는 중간 사업지주회사로 탈바꿈했다. SKC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요건 충족 통보를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라는 입장이다. 자회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그룹 내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