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도주 안 해” 주장에 검찰 “도주 정황 명백”

입력 2022-09-18 14:42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테라 홈페이지 캡처

체포 영장이 발부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해외 도주설을 부인했으나 검찰은 “도주한 것이 명백하다”며 권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가상자산 루나 폭락 이전인 4월 말쯤 싱가포르로 향하며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한국 법인 테라폼랩스코리아를 해산했다.

5월에는 권 대표 가족들도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비슷한 시기 테라폼랩스 재무 관련 핵심 인물 대부분도 같은 나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경찰은 17일(현지시간) 권 대표 소재에 대해 “현재 싱가포르에 없다”며 “국내법과 국제적 의무 범위 내에서 한국 경찰청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이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도주 중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와 소통하는 데 관심을 보인 어떤 정부 기관이건 우리는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숨길 것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루나·테라 수사팀 관계자는 “권 대표 체포영장은 도주 정황이 명백하고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어 발부될 수 있었다”며 “출국 당시 제반 정황과 그 이후 태도 등에 비춰보면 수사를 피하고자 싱가포르로 도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 대표는 검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이후에도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

권 대표가 ‘소통에 관심을 보인 정부 기관과는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검찰은 “협력이라고 볼 여지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루나 가격이 폭락한 5월쯤부터 투자자들의 고소·고발을 받아 권 대표와 공동창립자인 신현성 티몬 이사회 공동 의장 등을 수사해 왔다.

검찰은 이달 중순쯤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권 대표 등 관계자 6명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 권도형의 소재 확인, 신병 확보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