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오랜 ‘골 침묵’을 깨고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레스터시티와 홈경기로 가진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후반전에 교체 출전해 3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은 오랜 체증을 털어낸 듯 “실망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레스터시티와 가진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14분 히샤를리송과 교체 투입됐다. 정규시간 종료를 17분 남기고 3-2로 앞선 후반 28분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시즌 1호 득점에 성공한 뒤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
손흥민은 후반 39분 왼발 감아차기로 두 번째 골, 후반 41분 동료 미드필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에게서 넘겨받은 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때려 세 번째 골을 넣었다. 마지막 득점을 놓고 선심은 오프사이드로 판정했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바로잡혔다. 그렇게 손흥민의 해트트릭이 완성됐다.
손흥민이 토트넘 소속으로 득점한 건 지난 7월 방한 당시 서울에서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올 시즌 개막 이후에는 앞선 프리미어리그 7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를 포함한 8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사상 최초의 득점왕(23골)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이날 출전 14분 뒤부터 13분 사이에 3골을 몰아쳐 오랜 골 침묵을 만회했다.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해트트릭은 2020년 9월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넣은 4골, 지난 시즌인 올해 4월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뽑아낸 3골에 이어 세 번째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선 2017년 3월 밀월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이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6대 2로 대승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시즌 초반 힘든 시기를 보냈다. 솔직하게 말해 좌절하기도 했다”며 “팀이 잘하는데 개인적으로 기쁘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오늘 매우 좋은 승리를 거뒀고, 실망감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에 운도 약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했다.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점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귀국해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오는 23일 코스타리카, 27일 카메룬을 상대로 A매치를 펼친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마지막 1분에도 경기가 뒤집힐 수 있다. 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