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쵸’는 롤드컵에서 트페를 꺼낼까?

입력 2022-09-17 15:27 수정 2022-09-17 17:22
LCK 제공

트위스티드 페이트(트페)는 2022시즌에 위상이 급격히 떨어진 챔피언이다. 지난 2월 12.3패치를 통해서 ‘와일드 카드(Q)’ 마법 피해량과 ‘속임수 덱(E)’ 추가 공격속도가 너프를 받은 뒤로는 프로게이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올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에는 7회 모습을 드러내는 데 그쳤다.

올가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는 청량한 골드 카드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라이엇 게임즈는 최근 12.17패치를 통해 트페를 다시 버프했다. 와일드 카드의 주문력 계수(70%→80%)를 늘리고 ‘카드 뽑기(W)’의 마나 소모량(40~100→30~70)을 줄여 전보다 쉽게 라인 클리어를 할 수 있게끔 유도했다.

12.17패치는 9월 말 개막하는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도 맞닿아있다. 롤드컵은 바로 다음 버전인 12.18패치로 진행하며, 라이엇 게임즈는 “프로 경기의 메타에 너무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선”에서만 챔피언을 버프 또는 너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쇼쵸(쇼메이커·쵸비)’ 허수와 정지훈은 미국에서 카드 뽑기를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종로의 메타를 선도하는 두 미드라이너는 트페의 버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쇼메이커’ 허수는 챔피언의 스킬 버프보다 이미 이뤄진 주변 환경의 너프가 더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페로 통산 25승4패를 기록 중이다.

트페는 골드 카드를 이용한 상대 1인 포커싱이 핵심 능력이다. 그러나 내구도 패치 이후 챔피언들은 ‘일점사’에 대한 면역력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골드 카드의 순도도 떨어졌다. 허수는 지난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페는 내구도 패치 이후 딜이 부족해져 첫 궁극기를 사용했을 때 킬을 못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게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아이템과 룬 특성의 너프도 그가 최고 승률 챔피언의 사용을 고심하는 이유다. 허수는 “‘시간 왜곡 물약’과 ‘결의’ 빌드의 너프로 (트페가 입은 타격이) 컸다. 또 ‘부패 물약’과 ‘체력 물약’도 너프되고, 아이템 ‘만년 서리’까지 너프돼 트페는 간접 너프를 너무 많이 당했다”고 평가했다.

트페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대표적인 스노우볼 챔피언 중 하나로 평가된다. 첫 궁극기로 탑이나 바텀으로 로밍을 가 킬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챔피언의 가치가 확 떨어진다. 정지훈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트페로 통산 10승10패를 기록 중이다.

정지훈은 지난 15일 인터뷰 자리에서 “트페를 잡았을 때 궁극기 ‘운명’으로 성과를 못 내거나, 나중에 3~4스택 드래곤 싸움까지 (게임 흐름이 팽팽하게) 가게 되면 불안할 거 같다”며 “아무래도 후반으로 가면 (챔피언의) 기대치가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솔로 AP 조합에서 트페를 활용할 때를 대비한 아이템 트리를 생각해두긴 했지만 상대가 트페를 해도, 내가 해도 힘들겠다 싶은 경우의 수 조합이 있다”며 “솔직히 트페의 이번 버프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