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해범, 도주 계획했나… 범행 8시간 전 예금 인출 시도

입력 2022-09-17 15:13 수정 2022-09-17 17:13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모(31)씨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동료인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모(31)씨가 범행 당일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려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17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전씨는 범행하기 약 8시간 전인 14일 오후 1시20분쯤 자기 집 근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1700만원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한 번에 뽑을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해 실제 인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씨가 현금을 찾아 범행 후 도주 자금으로 사용하려 한 게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출 목적이나 의도는 수사 중으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씨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약 2년간 스토킹하던 A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살인 혐의를 받는다. 그는 6호선 구산역에서 기록이 남는 교통카드 대신 일회용 승차권으로 지하철을 타고 신당역까지 간 뒤, 1시간 넘게 화장실 앞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당시 일회용 위생모를 쓴 것 등의 정황을 통해 사전에 계획된 범죄로 보고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앞서 법원은 전날 전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전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범행 동기가 무엇인가. 피해자에게 죄송하단 말 말고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도 “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