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동료인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모(31)씨가 범행 당일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려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17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전씨는 범행하기 약 8시간 전인 14일 오후 1시20분쯤 자기 집 근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1700만원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한 번에 뽑을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해 실제 인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씨가 현금을 찾아 범행 후 도주 자금으로 사용하려 한 게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출 목적이나 의도는 수사 중으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씨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약 2년간 스토킹하던 A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살인 혐의를 받는다. 그는 6호선 구산역에서 기록이 남는 교통카드 대신 일회용 승차권으로 지하철을 타고 신당역까지 간 뒤, 1시간 넘게 화장실 앞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당시 일회용 위생모를 쓴 것 등의 정황을 통해 사전에 계획된 범죄로 보고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앞서 법원은 전날 전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전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범행 동기가 무엇인가. 피해자에게 죄송하단 말 말고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도 “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