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80만 명 넘게 늘어 동월 기준 22년 만에 최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가폭이 석 달째 둔화됐고, 60세 이상 취업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정부는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향후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41만명으로 1년 전보다 80만7000명 증가했다. 8월 기준 2000년(84만8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 역시 62.8%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포인트 높아졌다. 이 역시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 증가한 취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45만4000명 늘었고, 뒤 이어 50대(18만2000명), 30대(9만8000명), 20대 이하(8만1000명) 순으로 늘었다. 반면 40대 취업자는 전년보다 8000명 줄어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24만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2만3000명) 등이 취업자 수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은 집중호우 등 영향으로 2만2000명 줄며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3만9000명), 도매 및 소매업(-1만4000명) 등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5월 93만5000명에서 6월 84만1000명, 7월 82만6000명 등으로 석 달 연속 감소했다. 문제는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되는 현상이 향후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취업자 증가폭이 컸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작용할 수밖에 없고, 고물가와 금리인상, 수출증가세 둔화 등 대내외 여건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대외 여건 악화와 고물가,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 등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고용 지표는 서서히 증가 폭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고용 창출력이 높은 신산업·서비스 분야 지원을 강화하고 대상별 맞춤 훈련 등 민간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