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 등을 돌보는 노인주간보호센터가 있는 건물에서 불이 났으나 센터 측의 침착한 대처로 건물 내에 있던 이들 전원이 무사히 빠져나온 사실이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센터 측이 소방훈련 매뉴얼에 따라 노인과 장애인 등의 대피를 이끈 점을 평가해 기관 표창을 할 예정이다.
16일 김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김포 북변동에 있는 한 건물 1층 호프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해당 호프집의 주방 일부와 집기류 등이 탔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주방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발화지점을 추정 중이다.
불이 난 건물은 2·4층에는 노인 및 치매 어르신 주간센터가, 3층에는 장애인 직업훈련소시설이 있었다. 당시 화재 사실을 먼저 알게 된 2층 센터 관계자들은 곧바로 3층 직업훈련소 측에 대피하라고 알렸다. 그와 동시에 센터 내 노인들을 차례로 대피시켰다.
당시 노인주간센터에는 스무 명의 직원들 외에 56명의 노인이 있었다. 3층 직업훈련소에서 훈련 중이던 장애인들도 20여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가 있거나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았던 센터가 당시 상황에서 무사했던 건 평소 배운 소방훈련 매뉴얼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센터 조리사로 일하는 한 관계자는 1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불이 난 것을 안 순간 교육 받은 대로 도시가스부터 잠그고, 전기차단기를 내려달라고 소리쳤다”면서 “(소방훈련이) 처음에는 솔직히 귀찮았는데, 딱 일이 생기니까 생각나 써먹게 되더라”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들은 당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노인들을 먼저 대피를 돕고, 거동이 힘든 이들은 등에 업거나 부축해 나갔다고 한다. 휠체어와 같은 장비가 필요한 이들이 먼저 움직이면 차지하는 공간이 많아 신속한 대피가 어렵다고 배운 교육의 효과였다.
김정숙 센터 대표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김포소방서에 전문가 파견을 요청해 화재 소방교육과 재난대피훈련을 받았다”면서 “코로나19 와중에도 사회복지사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훈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 화재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해 소방서와 함께 훈련한 대로 원칙을 지켜 대처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센터 관계자들과 어르신들이 침착하게 협조해주고, 소방서도 신속하게 출동한 덕분에 인명피해가 생기지 않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김포소방서는 당시 현장 도착 6분 만에 화재 진압에 성공하고, 센터 측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건물 내부에 있던 128명의 시민 모두 안전하게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김포소방서는 해당 노인주간보호센터에 기관 표창을 줄 예정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