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인근의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 바위 파편이 날아든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KBS와 YTN, MBC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 어른 주먹 크기의 돌덩이 여러 개가 날아드는 사고가 벌어졌다. 아파트 11층 높이까지 날아오른 돌덩이는 베란다 유리창을 깨뜨리고 집안에 떨어졌다. 인근 아파트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폭발사고로 발생한 바위 파편이 근처 아파트까지 튀어오른 것이었다.
피해 아파트 주민은 KBS 인터뷰에서 날아든 돌덩이 크기에 대해 “주먹보다 조금 더 큰 돌, 벽돌 반 개 정도”라고 말했다. 제보 사진을 보면 싱크대와 의자 등 집안 집기들이 부서져 어지러이 널린 모습이 나왔다. 주방집기와 가구 등은 파손됐고, 파편에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엌 쪽 벽은 타일이 떨어져 내렸다.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가구는 2곳이다. 이중 주민 1명은 손 부위를 다치고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소방서와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굴삭기로 공사 현장의 암석을 깎아내는 작업 중 일어났다. 사고 장소는 지난달 말 폭발물을 이용한 발파 작업이 있었던 곳으로 알려졌다. 굴착기 작업 도중 현장에 있던 화약을 잘못 건드려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사 측은 KBS에 “해당 현장에 돌이 많아 추석 전 폭약 수백 개로 발파 작업을 했는데, 당시 터지지 않은 화약이 오늘 포크레인 작업 도중 폭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사 측은 피해 가구와 협의해 보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현장은 전에도 암석을 깨는 소음 등으로 민원이 잇따른 곳이다. 구청에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일도 있었다. 관할 구청은 공사장에 공사중지명령을 내리고 추가 현장조사를 진행한 뒤 행정조치를 내릴지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