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 찍고 전북 찾은 이재명…지지세 결집해 수사칼날 정면돌파 의지

입력 2022-09-15 20:1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5일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더 나은 민주당 만들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전북 전주를 1박2일 일정으로 찾았다. 지난 1∼2일 광주를 방문한 지 2주 만에 다시 호남을 찾은 것이다.

이 대표는 강력한 지지기반인 호남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결집해 자신을 겨냥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압박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가 14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5일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더 나은 민주당 만들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탄압당해서 모든 걸 잃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그런 거 갖고 힘들다고 하면 되겠냐”고 말했다. 최근 자신과 관련한 수사에 관련해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결심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또 유튜브 방송을 통해선 “상대방이 공격적이면 우리도 반대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설득해야 한다”며 “특히 같은 당 식구들에게는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강성 지지층을 향해 민주당 내부의 통합적 자세를 주문한 것이다.

이 대표는 16일 전북도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전북 예산정책협의회를 연이어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김관영 전북지사와 전북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같은날 오후엔 국내 최대 벼 생산지역인 전북 김제시의 농업인 교육문화 지원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에 처한 전북 농업단체 대표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쌀값 가격안정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호남 민심의 동향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 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호남 민심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불법도박 및 성매매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장남을 소환 조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더욱 강하게 반발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14일 이 대표의 장남 동호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해서까지 검찰과 경찰의 수사 칼날이 향하자 대여 투쟁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그러나 온건파를 중심으로 강경 일변도 전략에 대한 우려도 없지는 않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