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로 기후위기 대응… 삼성전자, ‘新환경경영전략’ 선언

입력 2022-09-15 17:03
삼성전자가 15일 '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혁신 기술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 흡수량을 늘려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 제로)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영의 중심축을 친환경으로 옮긴다.

삼성전자는 15일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RE100’(2050년까지 사용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 캠페인)에도 동참한다. 1992년 ‘삼성 환경선언’ 이후 30년 만에 내놓은 환경경영 전략이다. 삼성전차 측은 “삼성 제품을 사용하는 게 지구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가전·휴대전화를 담당하는 DX부문에서 203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경우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 계획을 세웠다. 제품 생산, 사업장 연료 사용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1)는 물론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전력·열 때문에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2)도 완벽하게 제어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25.8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사용했다. 스코프1에서 760만6000t, 스코프2에서 979만6000t 등 총 1740여만t의 탄소를 배출했다. 삼성전자는 “전력 수요가 큰 만큼 재생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고,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도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인류가 당면한 과제인 환경위기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탄소중립 도전을 시작한다”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면 소나무 약 20억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를 줄이는 효과 또는 자동차 800만대 운행을 중단하는 효과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스코프1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혁신 기술을 사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한다.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할 계획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 대신 폐열을 쓰고, 전기열원 도입 등도 검토한다.

‘스코프2 배출량’의 경우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으로 대응한다. 5년 내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체결하는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초저전력 기술을 개발해 제품 사용 단계의 전력 사용을 줄인다. 반도체의 경우 2025년에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초저전력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전자제품에도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19년 대비 전력 효율을 30% 높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를 통해 정화된 물로 조성한 연못 모습. 삼성전자 제공

원료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자원 순환을 극대화하는 노력도 함께한다. 삼성전자는 순환경제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다. 국내의 반도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설비 증설로 물 사용량이 늘어난 만큼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린다. 이렇게 해서 2030년에 현재의 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인 물 사용량을 2021년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7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라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