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일 1400원선 턱밑까지 치솟았다가 외환당국 개입에 가까스로 급등세를 멈췄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8원 오른 달러당 139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1시5분쯤엔 1397.9원까지 급등하면서 13년5개월 만에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쪽으로 과다한 쏠림이 있거나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시장 안정 조치 등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 부총리 발언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멈추지 않았다. 추 부총리 발언 1시간 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선 뒤에야 환율은 반락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오후 1시10분쯤 “최근 대외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 내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당국 구두개입 이후 원·달러 환율은 1391.0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면서 1400원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선 외환당국이 구두개입 직후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외환당국이 실제 시장에 달러를 푸는 실개입에 나섰다는 얘기다. ‘도시락 폭탄’이 다시 등장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도시락 폭탄은 금융위기 당시 점심시간대 거래 물량이 비교적 적은 때를 노렸던 외환당국의 실개입 조치를 가리키는 말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