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돌입하는 금융노조 “사측 모욕적 수정안 제시”

입력 2022-09-15 16:48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노조 등으로 구성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16일 전면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금융노조 총파업은 6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고임금 노조의 파업’이라는 비난 여론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노조와 사측인 금융산업협의회 간 협상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쟁점인 임금 인상률 경우 금융노조는 당초 6.1%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5.2%로 낮췄다. 금융노조 측은 15일 “사측은 ‘파업을 안 한다’는 전제를 달며 기존 1.4% 인상안 대신 2.4% 수정안을 제안했다.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단 모욕적인 수준의 수정안”이라고 전했다.

금융노조는 또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1년간 시범실시와 임금피크제 개선, 금융 공공기관 혁신안 추진 중단,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전국 사업장 7000여곳 노조원 10만명이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본점 부산 이전에 반발하는 산업은행 노조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6년 총파업 때에는 전체 은행권 직원 참가율이 15%였으며, 4대 시중은행 직원 참가율은 3% 안팎에 그쳤다.

또 노조 입장에선 ‘고임금 노조’의 파업이라는 여론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조합원 파업 참가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사측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금융노조 파업에 대비해 금융권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금융기관별 비상 대응 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하도록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