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중국,연표 시정 안하면 전시품 철수”

입력 2022-09-15 14:20
베이징 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한국의 역사 연표. 발해와 고구려가 삭제된 채다. 사진은 웨이보 캡쳐.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은 중국 국가박물관이 전시회에 고구려와 발해가 빠진 연표를 사용한 것에 대해 즉각 시정하지 않을 경우 전시품을 조기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에는 한국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우리 측에서 제공한 연표를 중국 측이 임의로 편집한 사실이 드러나며 ‘동북공정’ 논란이 급속도로 번졌다. 중국 측은 연표를 전시하며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연도를 삭제했는데 이것이 두 고대 국가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화중심주의’의 발로라는 지적이다.

역사왜곡 문제 대응기구인 동북아역사재단의 박선미 한국고중세사연구소장은 중국 측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매우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박 연구소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중국의 역사정책이라든가 역사교육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번 사건이 동북공정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지적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 측이 우리 측의 (시정)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시 한국 측 전시실에 대한 즉각적인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하고 우리 전시품의 조기 철수를 강행할 수밖에 없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박물관은 “지난 13일 고구려와 발해가 빠진 한국사 연표가 게재된 것을 인지하고 중국 국가박물관측에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회신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15일)까지 우리 측 연표 수정 요구에 대한 회신을 촉구했고 연표 수정이 이루어지기까지 한국 측 전시실의 전시 관람 중단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이번 사태가 불거진 데 대해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박물관은 “사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전시 내용 검토를 포함해 국제 전시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