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했어요” 뉴질랜드 가방 속 아동 시신 친모, 혐의 부인

입력 2022-09-15 13:52 수정 2022-09-15 14:30
15일 오전 울산 중부경찰서에서 뉴질랜드 ‘가방 속 아이 시신 사건’ 용의자로 검거된 40대 여성 A씨가 서울중앙지검으로 인계되기 위해 청사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뉴질랜드 여행 가방 속 시신 사건의 피의자로 추정되는 한국계 뉴질랜드인 여성이 15일 경찰에 검거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안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정오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기 전 울산중부경찰서를 나온 40대 여성 A씨는 ‘자녀를 왜 살해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안했어요”라고 답했다.

‘창고에 왜 유기했냐’는 질문에도 “내가 안했어요”라고 담담하지만 강한 어조로 말했다. ‘울산으로 왜 왔냐’는 질문 등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이날 오전 경찰서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고 간단한 사전 조사를 마친 뒤 오후 12시3분쯤 중부서 형사과를 나왔다. 검은색 니트와 스키니 청바지 차림에 검정 샌들을 신은 A씨는 황토색 코트로 머리부터 어깨까지 덮어 얼굴을 완전히 가린 상태였다.

15일 오전 울산 중부경찰서에서 뉴질랜드 ‘가방 속 아이 시신 사건’ 용의자로 검거된 40대 여성 A씨가 서울중앙지검으로 인계되기 위해 청사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A씨는 울산 울주군의 한 대기업 아파트 사택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첩보를 접수하고 주변 CCTV 확인과 잠복수사를 이어간 끝에 이날 오전 1시쯤 울산 울주군의 한 대기업 아파트에서 은신 중인 A씨를 검거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지난달 11일 창고 경매로 판매된 여행 가방 속에서 아동 2명의 시신이 발견되자 살인 사건으로 보고, 해당 주소지에 수년간 거주 기록이 있는 용의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왔다. 현지 경찰은 A씨를 죽은 아이들의 친모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 가방은 최소 3~5년간 창고에 보관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A씨는 2018년 뉴질랜드 오클랜드 지역에서 자녀 2명(당시 7살·10살)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뉴질랜드 경찰은 오클랜드의 한 주민이 온라인 경매에서 산 가방 속에서 초등학생 시신 2구가 발견됐다고 신고하자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뉴질랜드 경찰 수사관들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오클랜드 사건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경찰청은 지난달 A씨에 대한 수사 공조요청을 접수하고 뉴질랜드 인터폴과 협력해 A씨의 국내 체류기록, 진료기록, 전화번호 등 소재를 추적해왔다. 뉴질랜드 인터폴은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다.

검거된 A씨에 대해서는 법원의 범죄인 인도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법원 판단에 따라 뉴질랜드 측에 신병인도 여부가 결정될 방침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