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한땀’ 정호연 드레스…루이비통 600시간 쏟았다

입력 2022-09-14 19:07
배우 정호연이 12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리는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도착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호연은 오징어게임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AP연합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정호연이 제74회 에미상에 입고 등장한 루이비통 드레스와 헤어피스로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시상식에 참석한 정호연은 이날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지만 독보적인 자태로 한국의 전통미를 세계에 알렸다.

배우 정호연이 12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리는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도착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호연은 오징어게임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AP연합뉴스

루이비통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정호연이 착용한 드레스는 프랑스 디자이너들의 수작업으로 완성됐다. 이날 정호연이 착용한 드레스는 실크 소재로 수작업으로 완성한 자수가 드레스 전체를 감싸고 있다.

루이비통은 14일 드레스 작업 뒷얘기를 전하면서 “검은색 시퀸(반짝거리는 얇은 장식 조각) 바탕에 파스텔 컬러의 랑로와 시퀸을 수놓아 입체적인 깊이감의 트위드 패턴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정호연의 움직임에 따라 반짝거리는 자수는 한국 고유의 공예품인 금조개 껍데기 조각의 자개를 떠올리게 했다.

루이비통은 실크 바탕에 한땀한땀 자수를 놓는 수작업을 통해 정호연의 실크 드레스를 완성했다. 루이비통 제공.

루이비통이 정호연을 위해 디자인한 이 드레스를 제작하는 데 110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2만개의 시퀸을 배치하고 자수를 놓는 작업에만 추가로 490시간이 소요되는 등 총 600시간의 세심한 작업 끝에 완성됐다.

한국 전통 장신구 ‘첩지’를 떠오르게 하는 헤어피스는 국화의 금빛 꽃잎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헤어피스는 영롱한 빛을 내기 위해 시퀸, 크리스탈, 자개를 사용해 제작했다. 헤어피스를 만드는 과정은 디자인, 보석, 도금 등 다양한 분야와의 공동 협업으로 진행됐으며 완성까지 30시간이 넘게 걸렸다.
한국 전통 장신구인 첩지를 떠오르게 하는 맞춤 제작 루이 비통 헤어피스. 루이비통 제공

앞서 정호연은 지난 3월 SAG(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도 한국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링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정호연은 자개장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무늬의 블랙 드레스에 땋은 머리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정호연의 스타일링. 제니 조 인스타그램

특히 정호연이 직접 요청한 헤어 스타일이 큰 호평을 받았다. 정호연이 길게 땋은 머리에 착용한 액세서리는 우리 고유의 댕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루이비통의 디자이너 니콜라스 게스키에르가 드레스와 같은 패브릭으로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