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의 주요 개발자이자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업자 권도형 대표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인터폴 적색수배, 여권 무효화 조치 등을 통해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단장 단성한)이 최근 서울남부지법에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창립 멤버인 니콜라스 플라티아스, 직원 한모씨 등 관계자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에게 적용된 주요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검찰은 테라·루나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계약증권은 이익을 기대하고 공동사업에 금전을 투자해 그 결과에 따라 대가를 받는 형식의 증권이다. 검찰은 이들이 실제 공동사업을 수행하지 않는 등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를 저지른 정황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금융당국 입장을 청취하고 가상자산 전문가들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해 테라·루나의 증권성 여부를 검토했다.
현재 권 대표를 비롯한 테라폼랩스 핵심 멤버들은 싱가포르에 체류 중이다. 검찰은 이들이 폭락 사태 직후 테라 2.0 개발을 명분으로 사실상 도피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권 대표는 지난달 15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 돌아가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질문에 “때가 되면 협조할 계획”이라고 답한 바 있다.
테라·루나 급락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달러화(USD)와의 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코인 루나의 가격이 연쇄 폭락해 화폐 가치가 사실상 0으로 떨어진 사건이다. 한때 시가총액 50조원을 넘어섰던 대형 코인들이 연쇄 급락하면서 국내외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