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역풍론’ 불식… 이재명 “너무 이거저거 재지 말고”

입력 2022-09-14 05:10 수정 2022-09-14 09:5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당이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너무 좌고우면하기보다는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 추진에 대한 당 내부 역풍론을 잠재울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원내대표, 원내대표단 소속 의원 등 10명의 의원이 참석한 자리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0%를 넘었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예로 들며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 국민 중 과반이 훨씬 넘는 수가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너무 이거 재고 저거 재고 좌고우면하기보다는 민주당 지지자들, 일반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국민들은 옳고 그름을 분별해주는 민주당을 바라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법’ 추진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아니지만, 망설이지 않고 밀어붙이겠다는 기본적 방향을 명확히 드러낸 발언이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까지 언급해 명분을 더한 건 ‘김건희 특검’이 여권을 겨냥한 압박용 카드를 넘어서 실행 가능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가 언급한 여론조사는 지난 10일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발표한 결과로 추정된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응답자 62.7%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 법사위원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다. 국민의힘 측 비협조로 안건 상정이 되지 않을 경우를 상정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방안도 있지만, 이 역시 법사위원 18명 중 5분의 3 이상인 11명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현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은 10명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