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당이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너무 좌고우면하기보다는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 추진에 대한 당 내부 역풍론을 잠재울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원내대표, 원내대표단 소속 의원 등 10명의 의원이 참석한 자리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0%를 넘었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예로 들며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 국민 중 과반이 훨씬 넘는 수가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너무 이거 재고 저거 재고 좌고우면하기보다는 민주당 지지자들, 일반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국민들은 옳고 그름을 분별해주는 민주당을 바라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법’ 추진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아니지만, 망설이지 않고 밀어붙이겠다는 기본적 방향을 명확히 드러낸 발언이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까지 언급해 명분을 더한 건 ‘김건희 특검’이 여권을 겨냥한 압박용 카드를 넘어서 실행 가능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가 언급한 여론조사는 지난 10일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발표한 결과로 추정된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응답자 62.7%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 법사위원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다. 국민의힘 측 비협조로 안건 상정이 되지 않을 경우를 상정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방안도 있지만, 이 역시 법사위원 18명 중 5분의 3 이상인 11명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현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은 10명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