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 우여곡절 끝 출범…尹측근 주기환, 90분만에 자진사퇴

입력 2022-09-13 17:22 수정 2022-09-13 17:30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가 우여곡절 끝에 13일 공식 출범했다.

1차 비상대책위원회였던 ‘주호영 비대위’가 지난달 26일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지 18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를 통해 자중지란 상황에서 벗어나 집권여당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정진석 비대위’를 겨냥한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문제 등이 정리되지 않아 암초는 여전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6명의 지명직 비대위원을 발표한 데 이어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 선임안을 의결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정점식 의원, 전주혜 의원. (사진 아래 왼쪽부터)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 김병민 광진갑 당협위원장. 각 위원 페이스북 캡처 및 국민의힘 제공

지명직 비대위원 6명에는 원내·원외가 각각 3명씩 포함됐고, 여성 2명, 청년 1명이 기용됐다.

현역 의원으로는 김상훈(3선)·정점식(재선)·전주혜(초선), 원외 인사로는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 김병민 광진갑 당협위원장 등 6명이 비대위원으로 각각 선임됐다.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대검찰청 검찰수사관은 1차 비대위에 이어 ‘호남 몫’ 위원으로 재선임됐지만 인선안 발표 90분 만에 자진사퇴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원직을) 처음 제의할 때는 주 전 수사관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는데, ‘지역에서 할 일이 많다’며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가 친윤계 인사로 채워진다는 비판에 부담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친윤계 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게 2차 비대위 특징이다.

윤 대통령과 검찰에서 함께 일했던 정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김병민 위원장은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다.

‘정진석 비대위’는 14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에 이어 첫 회의를 열고 공식 활동에 돌입한다.

정 위원장은 출근길에서 기자들에게 “법원은 정당 안에서 자체적·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에 과도한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 변호인단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선을 넘지 말라는 등 겁박을 즉각 중단하고 겸허하고 반성적인 자세로 재판에 임할 것을 요청한다”고 맞받아쳤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국민의힘의 심문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14일로 예정됐던 정 위원장 직무정지 등에 대한 가처분 사건 심문은 28일로 연기됐다.

손재호 구승은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