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자립준비청년 만나 “부모세대로서 부끄러웠다…어려워도 쓸 돈 쓰겠다”

입력 2022-09-13 16:44 수정 2022-09-13 16:52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보호종료 후 홀로서기를 앞둔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방치한 것은 아닌지 부모세대로서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재정을 한다고 해도, 이런 부분에 관해 쓸 돈은 딱 써 가면서 우리 자립준비청년의 미래 준비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에 위치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을 방문해 자립준비청년들의 고충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사실 자립준비청년들의 문제점을 잘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지난해 성탄절을 앞둔 대선 시점에 운동선수인 자립준비청년을 만났던 일을 꺼냈다.

윤 대통령은 “그 청년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동안 방침이) 18세가 딱 되면 별 준비 없이 돈(자립정착금) 500만원을 딱 쥐어 주고 ‘사회에 나가서 니가 알아서 살아라’였다”면서 “그러니까 대부분 소식이 끊기고 관리도 안 되니, 우리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가가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너무 내팽개쳐져 있는 국민(자립준비청년)들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내가 취임하면 하루아침에 당장 바꿀 수 없지만 자립준비청년을 잘 살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지원은 단순히 재정적으로 돕는 차원을 넘어, 우리 미래를 위한 의무이자 배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여기 있는 청년들의 능력과 열정에 국가가 좀 더 기회를 준다면 이들 모두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며 “자립준비청년들에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자립준비청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을 거론하며, 마음이 무겁고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자립준비청년 A씨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자립준비청년이라고 밝히면 주변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며 “그때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후배들은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장서달라”고 건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를 방문,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소외된 약자들에 대한 복지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지만 결집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들을 살피는 ‘약자 복지’가 윤석열정부의 복지 기조”라며 “표를 얻는 복지가 아니라 표와 관계없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약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복지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사회적 약자 보호와 민생을 강조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9일에는 명동성당의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윤 대통령은 자립준비청년의 주거공간인 자립생활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날 제빵을 전공한 한 자립준비청년은 자신이 직접 구운 빵을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보여준 용기와 투지를 정부가 더 살려드릴 수 있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립준비청년들을 거듭 격려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은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아동 중 보호종료 후 5년이 되지 않은 자립준비청년 등에게 1대1 관리와 자립지원 통합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삼성전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 중 하나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