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판교역에 다시 나타난 마차…왜?

입력 2022-09-13 15:12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 미숙에 항의하는 마차 시위가 13일 판교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게임이용자 자율협의체 제공

뿔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주말 간담회를 앞두고 2차 마차 시위를 단행했다. 이용자들은 간담회 개최 방식에 대한 사전 합의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13일 판교 카카오게임즈 본사 앞에서 마차 시위를 재차 진행했다. 시위 문구가 적힌 마차가 오전부터 판교역 인근을 도는 방식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우마무스메의 이용자 간담회는 오는 17일 카카오게임즈 본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마차 시위는 이번이 2번째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일본과 한국 서버의 재화 지급 차별과 주요 이벤트인 ‘챔피언스 미팅’에 대한 늦은 공지 등에 분노해 지난달 마차와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3일 뒤늦게 사과문을 올리며 수습에 나섰지만, 사측의 미흡한 대처에 실망한 이용자들은 “이미 늦었다”며 게임사의 운영 미숙을 성토하고 간담회 개최를 요구했다.

하지만 극적으로 합의된 간담회는 개최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시위대 측은 간담회 개최 방식에 주요 조건이 빠졌다며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시위에 사용할 마차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시위 총대진 박대성 부매니저는 국민일보와의 통화를 통해 “결국 다 신뢰 문제다”라며 의견 합의가 필요한 3가지 문제를 짚었다. 박씨에 따르면 현재 시위대와 게임사 간 이견이 생기는 부분은 ▲우마무스메 일본 개발사 사이게임즈 측 대표자 참가 불발 ▲신뢰 문제 발생에 대한 대응책 마련 ▲스트리밍 송출 방식 등이다.

박씨는 “신뢰 회복을 위해 약속을 해달라고 하는 건 기회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신뢰를 높여 다시 게임을 즐기도록 하자는 것인데 카카오게임즈가 이를 거절하고 있다”라며 조속한 합의를 요구했다. 다음은 박씨와의 일문일답.

-왜 추가 시위를 진행하나.
“간담회의 주요 사항 중 하나로 개발사 사이게임즈를 대표하는 사람을 참가시키거나, (이에 걸맞은) 합당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답변도 미흡했고 합당한 조치도 없었다. 사실상 (요구가) 거절됐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사이게임즈 입장이 많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측이 입장 공개 연기 등의 이유로 개발사와의 협의를 핑계로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사 생각을 들어보자는 생각이 정말 강하다. 사측 반응도 이해가 가지만 약속을 해달라는 이유는, 이 (우마무스메) 게임이라는 것이 1년이 지나면 서버를 정리하는 게 아니지 않나. 그 이상으로 오래 게임을 하고 싶은 입장에서 신뢰를 강하게 얻고 싶었다.”

-다른 문제도 있나.
“결국 모두 신뢰 문제다. 문제가 또 발생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을 하겠다는 선언을 해달라고 사측에 부탁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답변 대신 애매한 답변을 해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이용자와의 약속이 없는 것도 문제다. 스트리밍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다. 스트리밍 방송을 우리가 진행하겠다고 전했지만, 사측에서는 본인들이 진행하겠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우리 관점에서 양보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양보하며 합의를 부탁했는데 사측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다.”

- 방송 스트리밍이 중요한 문제인 이유는 무엇인가.
“계약서를 쓸 때는 계약서를 서로 나눠 갖는다. 간담회도 일종의 구두계약인데, 방송 송출을 독점하겠다는 것은 영상으로 남는 증거를 사측에서만 갖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유통을 독점한다는 것은 최대한 대중의 접근을 봉쇄하겠다는 의미로 들려서 우려가 된다. 유튜브나 트위치와 같은 외부 플랫폼을 쓰자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스태프의 신상 보호나 기밀 유지 등을 이유로 거절했다. 보안이 필요한 시설에는 이에 맞는 조치가 가능하다. 가림막 설치 등을 통해 스태프의 신상을 보호할 수 있다. 사측에서 제공하는 카메라나 촬영 가이드를 수용할 테니 합의를 하자고, 그런 조치에 관련해 우리가 (요구사항을) 포기하겠다고 말을 해도 사측은 송출 방식에 관해 포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시위를 다시 여는 것인가.
“사실 시위는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우리는 지난 11일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마차에 대한 계약도 마친 후에 비용도 이미 지급한 상태라 감행하기로 했다.”

-카카오게임즈와의 협의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중요한 부분을 돌려 말해서 문제가 생긴다. 요구를 수용하는 척하면서 정말 중요한 부분은 호응을 안 해준다. 사측 대표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려달라는 요구도 우리는 바로 받아들이고, 그들에 대한 신상 보호 조치를 취하고 협조했다. 익명 사이트 특성상 혹시 과도한 비난을 하는 이용자가 있으면 바로 차단을 할 예정이라고 공지도 했다. 우리는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사측은 이런 노력이 부족하다.”

정진솔 인턴 기자 s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