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은 여성 안수, 통합은 세습 방지하라” 복교연

입력 2022-09-13 14:41
왼쪽부터 기자회견에 참여한 구교형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박유미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공동대표, 강경민 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 이박행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총무, 박준범 엠브릿지선교회 이사장. 복교연 제공

9월 장로교단 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교(예장) 합동(총회장 배광식 목사)에는 여성 안수를, 예장통합(총회장 류영모 목사)에는 세습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공동대표 강호숙 구교형 김승무 김의신 이문식·이하 복교연)은 최근 ‘한국교회 교단과 총회에 드리는 제안’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해 녹색교회를 만들고 교단과 교회에서 여성과 청년들의 참여 기회를 넓히고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과 외국인을 열심히 섬겨 교회와 선교의 본질을 회복하자고 했다고 13일 밝혔다.

복교연은 최근 서울 종로구 기독교백주년회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교(예장) 합동(총회장 배광식 목사)에 대해 창조세계를 억압해온 잘못된 세계관과 신학을 반성하고, 하나님 중심적 생태 신앙과 청지기 정신을 회복하겠다는 신앙고백 문서를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또 생태회복 선언을 채택하고 교회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길 제안했다.

총신대신학대학원 여동문들이 2018년 예장합동 제103회 총회가 열린 대구 반야월교회(이승희 목사) 앞에서 “여성사역자의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또 여성차별정책을 없애고, 성폭력 근절 대책과 다음세대 참여 방안을 마련하길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남성에게만 항존직을 허용하는 제한을 없애고 여성도 항존직을 맡도록 법과 제도를 바꿀 것을 제안했다. 여성 목사, 장로 등을 허용하란 것이다. 성범죄 치리에 근거를 마련하고 목회자 성인지 감수성과 성윤리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라고 했다. 또 2030 청년층이 교회와 교단 운영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방안을 모색하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본래 이주민들의 영적 자손이요, 주님의 성육신이 하나님의 이주이며, 본향을 찾아가는 나그네 신분이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이 땅에 찾아온 다양한 이주민, 난민들, 나그네들에게 사마리안의 사랑의 정신으로 환대하고, 각 교회가 그들의 친구와 이웃이 되는 구체적 실천 계획을 마련하고, 선교적 삶을 살도록 격려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복교연은 예장통합(총회장 류영모 목사)에 대해 목회 세습을 참회하고,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하라고 요구했다. 제안서에서 “예장통합은 교단 헌법의 제정 취지가 잘 지켜지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명성교회로부터 시작된 불법 세습과 여수 은파교회의 변형된 세습이 교단과 교회의 온전함을 훼손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적절한 법과 제도를 보완하라”고 촉구했다.

예장통합 신앙고백모임이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연 좌담회. 국민일보DB

또 예장합동과 동일하게 녹색교회 전환과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 실시하라고 했다. 복교연은 총회가 노회와 교회에 환경절제부를 설치할 것을 권고하고, 탈 탄소, 생태회복 과제를 수립하고, 교인들이 구체적으로 목표치를 정하여 교회와 가정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기를 제안했다. 이어 교회, 교단 운영에 여성, 청년 등의 참여를 더 구체화하고, 성폭력 근절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헌법위원회가 여성총대 할당제를 권고 사항으로 축소시킨 것을 다시 강화해 노회가 여성 목사, 장로 1인 이상을 반드시 총회로 보내도록 규칙을 제정하라“고 했다. 이어 다양한 이주자들의 생활과 삶의 조건들을 찾아 살피고, 지역교회와 단체들이 힘을 모아 한국문화와 복음의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돕는 이웃이 되어 주기를 당부했다.

복교연은 한국교회에 갱신과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2014년 창립됐다. 창립 당시 지도위원은 김세윤 박철수 이만열 이승장 등이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