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호 열대저압부가 일본 오키나와 동남쪽 해상에서 힘을 키우며 한반도로 북상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열대저압부는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유력한 후보다. 기상청의 예상 경로대로라면 한반도로 다가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은 13일 오전 11시 태풍통보문에서 “제26호 열대저압부가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1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2㎞의 속도로 남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열대저압부는 중심기압 998hPa(헥토파스칼)에 최대 초속 15m(시속 54㎞)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 힘이 부족해 태풍으로 격상되지 않았다. 태풍위원회에 제출된 이름도 얻지 못했다.
제26호 열대저압부는 오키나와 동남쪽 먼바다에서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 제자리에서 빙빙 돌듯 남진과 북동진으로 경로를 바꾸면서 따뜻한 바닷물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렇게 힘을 키워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210㎞ 부근 해상에 위치할 14일 오전 9시 안에 태풍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제26호 열대저압부는 제14호 태풍 난마돌로 변경된다.
난마돌은 태풍위원회 회원국인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된 이름이다. 2016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된 미크로네시아 유적지를 뜻한다. 기상청은 “제26호 열대저압부가 24시간 안에 제14호 태풍 난마돌로 발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제26호 열대저압부는 난마돌로 성장한 뒤부터 속도를 높여 북서진하게 된다. 기상청은 이 열대저압부가 16일 오전 9시에는 태풍으로 격상된 상태에서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530㎞ 부근 해상까지 다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 중심기압 985hPa, 최대 초속 27m(시속 97㎞)의 바람을 일으키는 중형 태풍으로 자라날 수 있다. 시속 19㎞의 속도로 서북서진해 일본 규슈와 오키나와 사이를 관통하는 예상 경로가 그려졌다.
기상청은 이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한 상태에서 18일 오전 9시 오키나와 북쪽 약 3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4㎞의 속도로 북북서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한국·일본 육상이 모두 다음 경로에 들어갈 수 있다. 제주도는 최소한 간접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제26호 열대저압부를 선행해 북상한 제12호 태풍 ‘무이파’는 중국으로 상륙해 내륙에서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앞서 오전 10시 태풍통보문에서 “무이파가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완 동북동쪽 약 2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0㎞로 북서진하고 있다”며 “15일 오전 9시 중국 상하이 서북서쪽 약 160㎞ 부근 육상으로 진출한 뒤 17일 오전 9시 칭다오 서북서쪽 약 250㎞ 부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이파는 당초 경로보다 중국 내륙 쪽으로 이동 방향을 틀었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 간접적인 영향만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일본 동쪽 먼바다에서 북진하는 제13호 태풍 ‘므르복’은 한반도에 간접적인 영향조차 주지 않고 16일 오전 9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