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문제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진 가운데 작가 허지웅이 “유명인의 군면제 이야기가 거론될 때 생각이 복잡해진다. 결코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허지웅은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에서 군면제에 대한 생각을 담은 본문 글 일부를 인용해 게재했다.
그는 이 글에서 “면제라는 단어의 함의를 되새길 때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이 일종의 징벌로 기능하고 있다고 느낀다. 큰 성취도, 법을 어길 의지도 없는 그냥 보통 사람이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원죄 같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유명인의, 금메달리스트의 군면제 이야기가 거론될 때마다 생각이 복잡해진다. 높은 수익과 순위와 메달로 원죄를 탕감한 사람만이 이 징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적었다.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애초 이렇게 공정함에 관한 감각이 오염되고 훼손된 건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면서 “그렇게 비겁한 방식으로 의무를 외면한 이들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이어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지 않는 동안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이 군대에 가서 빈자리를 채운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칭찬받지 않는 일에 삶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희생한다”고 강조했다.
허지웅은 특히 “병역은 군대에서 대단한 걸 배워오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니다. 헌법 앞에 모든 이는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원칙 때문에 중요하다”면서 “정직하지 않은 면제와 회피가 원천적으로 봉쇄될 때 비로소 공정함에 관한 감각도 회복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1973년 처음 시행된 예술·체육요원 등의 병역특례제도는 50년간 13번 개정되며 유지돼오고 있다. 이를 둘러싼 형평성과 공정성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맏형 멤버인 진(30·김석진)의 입대 시점을 앞둔 BTS의 병역특례 적용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면서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병무청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자는 제안이 등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 최근 이뤄진 여론조사들은 BTS 병역특례에 대한 찬반이 엇갈린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