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26호 열대저압부… ‘무이파’ 따라 북상 채비

입력 2022-09-13 00:29 수정 2022-09-13 09:37
기상청이 12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밤 8시50분 기준 위성사진. 제12호 태풍 ‘무이파’(왼쪽 경로)와 제13호 태풍 ‘므르복’(오른쪽 경로) 사이에 큰 구름대(빨간색 점선 원)가 형성돼 있다. 기상청 홈페이지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한반도보다 중국 내륙 쪽으로 더 각도를 틀어 북상하는 예상 경로를 그렸다. 제13호 태풍 ‘므르복’은 일본 동쪽 먼바다에서 북상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일본 남쪽 해상에서 따뜻한 바닷물을 먹고 몸집을 불리는 제26호 열대저압부다. 더 자라나면 제14호 태풍 ‘난마돌’로 변할 수 있다.

기상청은 12일 밤 10시 태풍통보문에서 “무이파가 밤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쪽 약 2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태풍은 중심기압 965hPa(헥토파스칼)에 최대 초속 37m(시속 133㎞)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상청은 이 태풍의 강도를 ‘강’으로 분류했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돼야 ‘매우 강’의 강도를 갖는 요건을 충족한다.

무이파는 느린 속도로 북상하면서 위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중국 동부 연안으로 상륙하면서 중심기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 태풍의 강도가 중국 상하이 북북서쪽 약 290㎞ 부근 육상으로 올라탈 15일 밤 9시 ‘중’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상청은 12일 밤 10시 태풍통보문에서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밤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쪽 약 2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홈페이지

무이파는 북진 과정에서 방향을 다소 서쪽으로 틀어 북북서진하게 된다. 따라서 한반도로 동진할 가능성은 줄었다. 오는 16일 밤 9시 중국 칭다오 북서쪽 약 90㎞ 부근 육상으로 진출한 뒤 보하이해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의 오후 4시 태풍통보문에서 무이파의 위치 70% 확률 반경 안에 서해 5도와 북한 서부 일부가 들어갔지만, 밤 10시 자료에서는 한반도가 완전히 벗어났다. 다만 무이파의 중국 동부 연안 상륙 과정에서 동쪽에 있는 한반도에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다.

므르복의 경우 한반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밤 10시30분 태풍통보문에서 “므르복이 밤 9시 현재 일본 도쿄 동남동쪽 약 26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4㎞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태풍은 북태평양을 타고 그대로 북진해 15일 밤 9시 도쿄 동북동쪽 약 244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심기압 990hPa에 최대 초속 24m(시속 86㎞)의 바람을 일으키는 중형 수준의 태풍으로, 위력도 세지 않다. 기상청은 이 태풍의 강도가 ‘중’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12일 밤 10시30분 태풍통보문에서 “제13호 태풍 ‘므르복’이 밤 9시 현재 일본 도쿄 동남동쪽 약 26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4㎞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홈페이지

한반도의 가을 태풍 위협에서 변수는 남았다. 기상청의 밤 8시50분 기준 위성사진을 보면 무이파 동쪽에 거대한 구름이 형성돼 있다. 제26호 열대저압부다. 아직 태풍 수준으로 자라나지 않았다.

하지만 세력을 더 키우면 제14호 태풍으로 지정되고, 태풍위원회 회원국인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된 ‘난마돌’로 명명된다. 난마돌은 2016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된 미크로네시아 유일의 유적지 이름이다.

이 열대저압부는 한반도 동쪽에 위치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 무이파와 북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이 고기압 경계를 정할 수 있다. 고기압 가장자리가 한반도 동해안까지 확장하면 열대저압부는 북상하면서 대한해협으로 향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