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 구성 예정대로”…가처분 결정 기다리지 않고 속도전

입력 2022-09-12 18:34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주요 당직자 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르면 13일 비대위원을 임명하고 비대위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과는 관계없이 ‘2차 비대위’ 출범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당내에선 법원 판단을 지켜본 뒤 비대위를 꾸리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정 위원장은 지도부 공백 상태를 하루빨리 수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주요 당직자들과 비공개 회의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비대위 구성은 서둘러서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법원 판단을 보고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오히려 안정적이지 않느냐는 의견도 없지 않다”면서도 “정진석 비대위 직무 정지 여부에 대한 법원 판단이 언제 내려질지 모르기 때문에 마냥 (지도부) 공백 상태로 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지난 8일 법원에 정 위원장 직무 정지 및 전국위원회 의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전 대표가 제기한 4번째 가처분 신청이다. 서울남부지법은 오는 14일에 4차 가처분 신청과 직전 ‘주호영 비대위’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국민의힘이 제기한 이의신청 사건까지 한꺼번에 심문할 예정이다. 다만 사안에 대한 결정을 언제 내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비대위 출범에 새 원내대표 선출 일정이 맞물려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는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들과 협의해 구성하도록 돼 있다”며 “비대위원 구성이 마무리돼야 원내대표 선출 일정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주말을 고려하면 13일 비대위 구성하고 14일에는 원내대표 선거를 공고해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

정 위원장은 ‘주호영 비대위’에 참여했던 비대위원들은 배제한, 새로운 비대위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비대위는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포함해 9~10명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정 위원장은 폭넓게 비대위원을 영입할 생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두 가지 일은 동시에 못하는 게 제 스타일”이라면서 국회부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편 이 전 대표는 11일 경북 포항을 찾아 수해 복구 봉사 활동에 나서는 등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

손재호 강보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