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대북억제력 강화 본격화…미 핵항모 이달 말 입항 조율

입력 2022-09-12 17:24
지난 6월 대한민국 해군이 미국 해상작전헬기(MH-60)를 이용해 미국 항모 로널드레이건함으로 이동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군 당국이 추석 연휴 후 대북 억제력 강화 조치를 본격화한다. 핵 선제공격 원칙을 법으로까지 규정한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핵 억제력 실행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한·미는 오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2018년 1월 제2차 회의 이후 4년8개월 만에 재개되는 회의다. EDSCG는 미국의 동맹국에 핵무기 투발 수단 등을 지원함으로써 핵 억제력을 동맹국까지 확장한다는 개념인 ‘확장억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회의에서 양국 외교·국방 차관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 전략자산의 전개 계획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핵실험 시 북한에 가할 추가 제재도 억제력 강화의 한 축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는 기존에 석탄 수출 등을 제재한 것 외에 해킹을 통한 암호화폐 탈취 등 새로운 유형의 외화 획득에 대한 제재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도 연내 진행할 계획이다. TTX는 북한의 핵 위협 단계, 핵 사용 임박 단계, 핵 사용 단계 등 각 상황에 대한 군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훈련이다. EDSCG는 정책적 차원, TTX는 군사적 차원의 대비인 셈이다.

미 7함대 소속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이달 말 부산에 입항한 뒤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방향으로 한·미 간 조율도 진행 중이다.

미국 핵 항모는 전투기·전폭기뿐 아니라 적 방공망을 교란시키는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 다양한 전력을 탑재하고 있다. 북한으로선 공습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미국의 핵심 전력이 인근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위협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17년 11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로널드 레이건호는 물론 니미츠호(CVN-68), 시어도어 루즈벨트호(CVN-71) 등 핵 항모 3척을 동시에 동해로 보내 연합훈련을 벌이며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