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 11차 총회 키워드? ‘한반도’ ‘기후 위기’ ‘청년’….

입력 2022-09-12 13:27
세계교회협의회 11차 총회 참석자들이 지난 8일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폐회기도회에서 찬양하고 있다. WCC 제공

전 세계 350개 회원교회 6억명 가까운 기독교인을 대표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11차 독일 카를스루에 총회가 8일(현지시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달 31일부터 9일 동안 이어지며 갈라진 교회들이 화해와 일치의 길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던 총회를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세계교회협의회 총대들이 지난 8일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 가튼할레에서 열린 마지막 회무에서 한반도 평화를 다루는 회의록을 통과 시키기 위해 찬성을 뜻하는 빨간색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WCC 제공

△한반도 평화
WCC는 지난 8일 폐회 직전 ‘한반도의 전쟁 종식과 평화 건설을 위한 의사록’을 채택했다. WCC가 발표하는 의사록(minute)은 총회 기간 중 논의된 중요한 이슈에 대한 참가자들의 일반적인 공감대를 담는 문서를 말한다.

WCC는 의사록에 “부산에서 열린 10차 총회 이후 정의와 평화의 순례 정신을 계승하고 전 세계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기도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또한 “세계교회와 함께 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 기도 주일을 지키고 한반도 에큐메니컬 포럼(EFK)에 대한 관심을 증진하고 2023년 정전 협정 체결 70주년이 될 때까지 전 세계 1억명의 서명을 모아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평화 캠페인을 완수하자”고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 11차 총회 참석자들이 지난 8일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폐회기도회에서 찬양하고 있다. WCC 제공

△기후 위기 대응
WCC는 11차 총회 선언문에도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11차 총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다음 총회가 열릴 때까지 향후 7~8년 동안 사역의 방향을 담은 선언문에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존하는 기후 정의를 달성하고 치명적인 기후 변화의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세계 안보의 기초”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가 재생 에너지 사용과 지속 가능한 개발, 만연한 불평등을 통제하려는 조치를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WCC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 위원회도 조직하기도 결정했다. 하지만 총회장에 있던 일회용품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총회 참가자들은 사전에 나눠준 다회용 커피잔 대신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했다. 각종 회의 자료를 온라인으로 공유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양의 종이 자료도 배포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많은 과제를 남겼다.

세계교회협의회 11차 총회에 참석한 우리나라 청년들이 지난 7일 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 '브루넨' 행사장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 청년
해외에서 열린 WCC 총회 중 역대 가장 많은 한국인이 참석한 것으로 기록된 이번 총회에는 청년들의 참가도 눈길을 끌었다. 전체 200여명 참가자 중 25%에 달하는 50여명이 청년이었다. 중앙위원에 선출된 김서영 목사는 물론이고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각각 파송한 조은아씨와 이새름씨 모두 30대 초반이다.

WCC 총회가 7~8년마다 열리는 걸 고려하면 12차 총회 때 이번 참가자들이 에큐메니컬 운동의 주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김보현 예장통합 사무총장도 “역대 총회에 참가했던 청년들이 시간이 지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에큐메니컬 리더가 됐다”고 전했다.

카를스루에성 첨탑에 걸린 WCC 11차 총회 깃발.

△카를스루에시(市)의 총회
프랑크 멘트룹 카를스루에 시장은 지난 3일 카를스루에 시청에서 열린 WCC 11차 총회 리셉션에서 “카를스루에에서 세계 교회의 친교의 장이 열린 게 기쁘다”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WCC 총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를스루에시는 총회를 위해 밤마다 카를스루에 궁전을 조명으로 비추는 라이트 쇼도 진행했다. 시는 궁전의 꼭대기에 WCC 11차 총회 깃발을 걸었다. 10차 부산 총회 때처럼 WCC 자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시는 카를스루에성 첨탑에 WCC 11차 총회 엠블럼이 담긴 깃발을 걸고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